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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금융]벌써 세번째 매각설‥씨티은행 이번엔 철수하나

2014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 불거져
지난 매각설 때는 행장 직접 등판 상황 수습
한국씨티은행 별다른 대응 안하는 가운데 매각설 ↑
매각설과 상관없이 소매금융 비중 줄이는 추세는 '지속'
  • 등록 2021-02-23 오전 11:00:10

    수정 2021-02-24 오전 11:19:2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열렬한 씨티은행 이용자였던 허상용(31)씨. 체크카드에도 5% 캐쉬백이 붙는 등 파격적인 혜택이 좋아 지난 10년 동안 씨티카드와 씨티은행만 썼다.

그랬던 허 씨의 씨티은행 계좌는 지금 0원이다. 파격 혜택의 체크카드가 단종되면서 굳이 씨티은행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언제고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는 지금 근처 은행에 통장을 개설하고 그곳에서 대출까지 받았다.

벌써 세 번째.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은행 이용자들에 대한 혜택은 줄었다. 근처 점포 수가 줄었고, 알짜카드가 단종됐다. 소매 금융 축소를 넘어 매각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꾸준히 소매금융에서 발을 빼는 씨티

지난 2014년 이후 씨티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한 가지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소매금융의 축소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마진 폭이 줄었다.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힘겹다.

그해(2014년) 씨티그룹은 한국과 일본에서의 사업 축소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그룹의 주요 소매금융 계열사인 씨티캐피탈을 매각했다. 씨티은행과 씨티카드만 유지했다.

2014년 11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철수설은 일단락됐다. 박 전 행장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카드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과 직접 경쟁하는 소매금융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이데일리DB)
2017년 또다시 씨티은행의 매각설이 나왔다. 박 행장은 점포 수 축소에 나섰고 2016년 133개였던 점포가 2017년 44개로 줄었다. 내부 임직원들은 술렁였고 외부 사람들은 매각 가능성을 의심했다.

박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기반 구축과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완수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2017년 배당도 유보했다. 대신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다짐했다.

이 와중에 한국씨티은행의 주가가 높아진 때가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곤욕을 치르던 2019년과 2020년 초반이다.

국내 사모펀드 상품 취급을 금지했던 본사 방침 덕분에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라임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자산가들이 이들 은행의 WM창구를 찾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그러나 박 전 행장은 실적 하락까지 막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씨티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9% 감소한 9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1820억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가 있은 후 이틀만에 박 전 행장은 3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지난 10월 유명순 현 행장이 선임됐다. 유 행장은 한국씨티은행 내에서도 기업금융 전문가로 소문난 인물이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세번째 매각설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곧 취임할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이 한국과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매금융 분야를 축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밝힐 만한 게 없다’고 부연했지만 이 보도는 매각설로까지 커졌다. 프레이저 회장이 남미 등에서 영업점을 줄였던 전례로 매각설은 더 확산됐다. 금융권에서는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매금융 분야 매각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명순 행장이 직접 나서거나 씨티그룹에서 매각설을 부인해야 잦아들 전망이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이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시중은행 등 잠재 인수자들의 관심을 끌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들도 영업점 등 오프라인 지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소매금융 조직을 껴안기 쉽지않아서다.

매각설은 외국계 은행의 숙명?

SC제일은행도 한국씨티은행과 함께 매각설에 시달리곤 했다. 지난 2015년에는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지난 2019년 6월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SC제일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중은행 대비 소매금융 경쟁력이 떨어진 게 컸다.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안이 알려지면서 철수설까지 나왔다. 박종복 행장이 직접 나서 매각설을 일축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신음하던 지난해 8월에는 윈터스 SC그룹 회장이 방한해 한달 넘게 한국에 머물다가기까지 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국내 주요 핀테크 업체들과 회동하면서 한국 핀테크 금융에 관심을 보이곤 했다. 아직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다른 모습이다. 금융 소비 트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영업점보다는 디지털,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과 IB에 주력하겠다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소매금융 축소는 트렌드”라면서 “씨티도 이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 성장과 위기를 함께 했던 한국씨티은행

씨티그룹은 1967년 외국계 은행에서는 처음 한국에 지점을 세우면서 진출했다. 이후 한국 금융과 미국 금융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1998년 한국씨티은행은 로버트 루빈 당시 미국 재무부장관과의 가교 역할을 했다. 훗날 루빈은 씨티그룹 회장이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우리 정부와 미국 씨티그룹 등과의 다리를 놓았다. 한미 간 달러스와프 결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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