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래보레이션’(협업)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편의점 협업 기획 상품에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구두약, 유성매직 등 섭취를 하면 안 되는 상품의 디자인을 본뜬 초콜릿, 음류 상품이 편의점 매대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을 즐기던 어린이나 지적장애인이 혹여 진짜 구두약이나 유성매직을 식품으로 착각해 먹을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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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또한 말표 구두약 협업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이 중 ‘말표 초코빈’은 실제 대왕 말표 구두약의 케이스를 비슷하게 구현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문구사 아모스 딱풀과 흡사한 모양의 ‘딱붙캔디’를 단독 판매 중이다. 딱붙캔디는 기존 딱풀처럼 밑 부분을 돌려서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밑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사탕 부분이 올라오게 설계됐다. 사탕 부분은 실제 딱풀 부분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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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협업 상품에 익숙해진 어린이가 섭취해서는 안 되는 매직, 딱풀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를 들어 말표 초코빈을 자주 먹던 아이는 말표 구두약도 초콜릿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손을 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성공적인 협업 상품으로 여겨지는 ‘곰표 밀맥주’의 경우 곰표 캐릭터를 보유한 대한제분 자체가 밀가루 생산업체라 곰표 제품을 실수로 먹는다 해도 큰 탈이 없지만 구두약과 유성매직은 차원이 다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를 우려하는 글이 다수 보인다. 네티즌들은 “말표 흑맥주는 몰라도 말표 초콜릿은 많이 갔네”, “아기들한테 진짜 위험하긴 하겠다”, “이렇게까지 유사하게 만들 필요가 있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기업들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재밌고 톡톡 튀는 상품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다만 이럴 경우 유아나 노약자들의 안전과 관련한 고민은 미처 못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반면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선을 그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립스틱 모양의 사탕이 나오는 등 실생활 용품의 모양을 본뜬 ‘리얼 셰이프’ 상품은 적지 않았다”라면서 “생활용품과 모양이 비슷하더라도 상품 특성이나 명칭, 사용법 등이 아예 달라 오인 가능성이 낮고 아직까지 이에 따른 피해 사례도 접수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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