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화훼 도매가격이 이례적으로 폭등하면서 꽃집을 운영하는 영세상인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하기엔 이미 3년째 장기화된 터라 올해 급격한 가격 상승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플로리스트들은 화훼 유통구조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제도 마련 등 해결이 시급하다고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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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꽃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3단계의 유통과정이 필요하다. 농부가 출하한 꽃을 경매장에 내놓으면 도매상인들이 이를 구매한다. 도매상인들이 경매로 구매만 꽃은 일반적으로 TV프로그램에 많이 등장하는 꽃시장에서 소매상인에게 판매된다. 꽃집 상인들과 플로리스트들은 꽃시장에서 사온 꽃으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와 같은 유통구조는 이미 수년째 지속되고 있어 꽃집 상인들은 생계 위협까지 받고 있다. 도매가는 높아지는데 꽃다발 가격을 높이면 손님이 줄고, 가격을 그대로 두자니 부피를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송슬기(34)씨는 “장미가 한 단에 만원꼴 하던 게 5만원으로 올라간 걸 보고 당황스러웠다. 마진을 남길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다”며 “전국의 꽃집 모두가 마이너스 매출인데 손님들은 ‘싸지도 않은데 몇 송이밖에 안 준다’고 한다. 문을 닫아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꽃가게 지점을 3개 운영하고 있는 윤정숙(40)씨는 “레드장미 열 송이가 한 단으로 나왔는데 소매 가격이 7만 5000원이라 경악했다. 법으로 아무 문제 없으니까 일부 도매업자들의 담합도 비일비재하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꽃집도 유통과정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우린 코로나 지원금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재동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작년 여름에 너무 더워서 출하량은 줄었는데 갑작스럽게 졸업식으로 수요가 넘쳐나 불균형이 와서 올해 갑자기 도매가가 급등한 것”이라며 “일본은 중도매인보다 일반 소매가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매매상가인이 20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 특성상 필요에 의해서 가격이 올랐다 내려가는 건데 똑같이 가격을 맞추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임의로 가격을 억누르거나 떨어지는 걸 막을 순 없고, 그렇게 하면 출하자들의 불만과 함께 공판장에 있는 경매사도 필요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