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경제다]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혁신가들은 왜 기후에 꽂혔나

빌 게이츠 신간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발간
제프 베이조스, 일선서 물러나 사회적 문제 해결 집중
미친 아이디어에 투자해야 기막힌 혁신 가능
기후문제, 기술혁신에서 해답찾는 빌 게이츠
포브스 “창업자와 경영자의 차이…획기적 프로젝트에 관심”
  • 등록 2021-02-22 오전 11:02:28

    수정 2021-02-23 오전 11:07:4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빌 게이츠가 새 책을 내놨다. 제목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이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자선단체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고 기후변화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낸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책으로 이슈를 모았지만, 실상 원전에 대한 이야기는 356페이지 중 7페이지의 분량을 할애했을 뿐이다.

원전은 ‘혁신’을 통해 탄소를 제거하는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된다. 그는 탄소 순제로를 달성하려면 탄소를 내뿜지 않을 수는 없고,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친 아이디어’에도 투자를 해야 최소 한두 개 정도의 기막한 혁신을 얻을 수 있다”면서 원전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 등 4가지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한지를 검토한다.

나아가 실제로 그는 2008년 ‘테라파워’라는 원전 기업을 설립했고, 기존의 문제가 많은 원전기술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차세대 원자로를 설계하는 모형을 슈퍼컴퓨터로 설계하는데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빌 게이츠는 여기서만 그치지 않는다. “대기권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에 자신만큼 많은 투자를 한 사람을 알지 못한다”는 그는 탄소 제로로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위해 10억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자신이 생각한 이상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도 다양하다.

반면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2019년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버렸다. 낡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고,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실행하는 기준을 ‘탄소배출’로 삼은 것이다.

스스로를 ‘기술 찬양론자’라고 칭하는 빌 게이츠는 특유의 선구안과 실천력으로 인정받아 온 인물이다. 세상을 구하는 데에 혁신적 기술이 필요하고, 닥쳐올 기후재앙을 피하는데 기술이 기여해야한다는 생각이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 공중보건과 미국의 교육 문제 등 전형적인 자선사업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저개발국의 에너지 문제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후문제에 관심이 옮겨갔다. 하지만 민간 자본이 기후문제에 돈을 투자하기엔 너무나 악조건(투자금 회수기간 장기화, 상품화의 어려움 등)이다. 빌 게이츠는 민간이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정책 인센티브와 투자자의 인내를 강조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사진=AFP)
빌 게이츠뿐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세상을 뒤흔든 IT 혁신가들에게 ‘기후변화’는 대세가 된 모양새다. 혁신기업가들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은 혁신적인 기술접목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포브스는 아마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CEO 직을 사임한 것에 대해 보도하면서 IT 기업 창업자들의 퇴임에 대해 조명했다.

수십 년간 유지해온 총수의 자리에서 물러난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창업자들이 기존 경영자들과의 차이점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꼽았다. 목적 역시 단순한 사익추구보다 공익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이런 공통분모를 갖는다.

시간적 여유를 찾은 베이조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몰두할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일(현지시간) CEO 사임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나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며 “아마존이 성장함에 따라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을 주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통·물류·식료품·디지털콘텐츠·미디어·우주개발 등 진출하는 분야마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아마존 제국’을 건설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베이조스가 내놓을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외신들은 기후변화에 집중했다.

베이조스는 사재를 털어 지난해 2월 기후변화를 막는 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 100억달러(한화 약 11조원) 규모의 어스 펀드(earth fund)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 베이조스 순자산의 약 7.7%에 달하는 규모다. “기후변화는 우리 행성의 최대 위협”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편으로 그가 거대해진 아마존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기후변화에서 찾은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아마존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아마존이 배출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곤혹을 치렀다.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베이조스는 아마존 2기를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탄소배출 기업의 오명을 어떤 혁신적 화두로 넘어설지 주목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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