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 특수요원이 일반하사?…인권위 "평등권 침해"

인권위, 특수임무수행 부사관 차별 개선 권고
부사관과 달리 '상이연금' 대상 제외…진정 제기
  • 등록 2022-07-05 오후 12:00:00

    수정 2022-07-05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북파공작 특수요원을 보병분대장에 해당하는 일반 하사로 분류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권위는 국방부장관에게 입대할 때부터 부사관으로 임용된 사실이 확인되는 특수임무수행자를 병(兵)의 의무복무기간(30개월)과 같은 기간을 복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부사관’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특수임무수행 부사관에 대한 차별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진정인은 1990년 7월 북파공작 임무를 목적으로 하는 육군 첩보부대(HID)에 하사관으로 입대했는데 복무 중 낙하산 사고로 부상을 입고 1993년 1월 만기 전역했다. 진정인은 국방부가 전투나 공무 중에 몸을 다친 군인이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는 ‘상이연금’의 신청 소급시효를 오는 11월 27일까지 연장운영하면서 이를 신청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진정인을 복무기간이 병의 의무복무기간과 같다는 이유로 일반 하사(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부사관)로 분류했다. 현행 군인재해보상법에 따르면 ‘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부사관’과 ‘병’은 장애보상금과 사망보상금만 지급받을 수 있고, 상이연금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이로써 진정인은 상이연금 지급 신청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었다. 이에 다른 부사관들과 비교했을 때 부당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것이다.

국방부 측은 진정인이 병의 의무기간과 같은 30개월을 복무했으므로 ‘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부사관’으로 분류한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정인의 임용사례를 복무기간만을 이유로 일반 하사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990년대 초에는 일반 하사 제도가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일등병과 상등병 중에서 보병분대장을 선발하는 형식으로 운영했던 반면, 진정인은 입대와 동시에 하사관 교육을 거쳐 하사로 임관된 경우”라며 “군번 부여체계도 일반 하사와 동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파공작원 임무 수행을 위해 특수요원 훈련을 거듭했던 진정인을 보병분대장에 해당하는 일반 하사와 같이 취급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고 봤다.

또 “사건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정인의 급여명세표, 채용 관련 인사기록 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은 국가가 북파공작원을 양성하고자 군 첩보부대를 창설해 운영하면서도 특수요원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던 과거의 그릇된 관행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자신의 계급, 군번, 소속도 알지 못한 채 북파공작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감내해야 했던 특수요원을, 국가가 일반 하사를 포함한 일반 의무복무 병사와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상이연금 지급제도의 본질을 벗어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함으로써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나아가 그들의 희생에 대한 국가의 적절한 예우라고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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