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해도집에 ‘일본해’ 사라진다…IHO,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

IHO 총회서 일본해 대신 번호표기 개정판 도입
기존 해도집 출판물로만 공개…추가 제작 없어
외교부, 日매체 일본해 단독 주장에 “왜곡 보도”
  • 등록 2020-11-17 오전 11:33:10

    수정 2020-11-17 오후 9:22:0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세계 각국이 바다의 이름을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표준 해도(海圖)집에 ‘일본해’(Sea of Japan)가 사라지고, 대신 번호(부호) 표기 방식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표준 해도집을 근거로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해왔던 일본의 논리도 약화될 전망이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화상 형식으로 치러지는 IHO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논의를 거쳐 그동안 사용해온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개정판의 핵심은 바다에 지명 대신 고유 식별번호(a system of unique numerical identifiers)를 부여한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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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제작된 S-23 초판부터 2판(1937년), 3판(1953년)에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 왔다. 일본은 한·일 외교전에서 이를 근거로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주장해 왔으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7년 4월 열린 IHO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이와 관련한 비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사국 간 지난해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IHO 사무총장이 지명 대신 번호로 바다 명칭을 표기하는 방식을 역으로 제안하면서 절충점을 마련한 것이다.

IHO는 총회 결과를 회원국에 서면으로 회람한 뒤 12월 1일께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의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IHO 사무총장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S-23은 추가로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판 마련으로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나라나 기업 등에 지명 표기 수정을 적극 요청할 수 있게 됐다. 또 일본 정부와 동일한 조건에서 동해와 일본해 동시 병기를 요청할 만한 설득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아울러 S-130 경우 디지털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기술적 우위를 점한 우리나라에서 주도권을 잡을 공산이 크다.

다만 S-130 표준의 상용화 가능 시점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새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S-23은 우리 입장으로선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일본 언론이 ‘일본해’ 단독 표기가 유지된다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른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번 IHO 총회에서 ‘일본해’ 표기를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이어가는 방안이 승인될 전망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그러면서 IHO가 새롭게 만드는 디지털 버전 해도에서는 일본해, 태평양 등 명칭이 사용되지 않고 숫자로만 표기된다며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사무국장이 한국의 주장에 일정의 배려를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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