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나흘째 같은 당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의 ‘대표 패싱’을 비판하며 잠행 시위에 나선 가운데 둘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이 쓴소리를 날렸다.
3일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은 제가 2006년 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때 만든 잠정적인 권한일 뿐 만능은 아니다”라며 “대선을 원만하게 치르기 위해 후보에게 당 대표와 협의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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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가 후보였다면 이런 정신에 입각해 당은 이 대표에게 맡기고 후보 정무팀과 일정 담당 비서실팀으로만 대선을 치렀을 것”이라며 “마치 점령군처럼 보이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당과 함께 가는 대선만이 한마음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홍 의원은 지난달 5일 경선을 치른 후 27일만에 처음으로 윤 후보와 만찬을 하며 “(윤 후보는)이 대표와 만나 갈등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부산과 순천·여수, 제주를 순회하며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고 있다.
잠행 나흘째인 이 대표가 이날 제주에서 울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윤 후보도 이를 따라 오늘 오후 울산으로 내려갈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이 ‘의제를 사전 조율해야 만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불쾌함을 표하며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윤 후보가 직접 만나러 가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