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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2월말 대비 27.6% 낮아진 8.54유로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27.2%·BNP파리바 23.7%,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24.5%·바클레이스 23.3%, 네덜란드 ING그룹 21.8% 등 유럽 경제를 주도하는 각국 대표 은행들의 주가도 일제히 20% 이상 하락했다. 이는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의 하락률(-4.6%)을 크게 웃도는 낙폭이다.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170억달러 규모 AT1 코코본드(조건부전환사채)를 전액 상각한 것이 단초가 됐다. 대형은행의 AT1마저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면서 다른 은행들의 채권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이 어려워져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부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심각한 압박을 주고 있다는 경고 목소리도 나온다. SVB 등 미국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장기 채권들이 역마진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6일 SVB·CS 사태 와중에도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 7개월 만에 제로였던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렸다. 영란은행(BOE) 역시 23일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 2021년 12월 이후 11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지속했다. 0.1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4.25%로 높아졌다.
문제는 유럽과 영국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1월 연 10.1%에서 2월 연 10.4%로 오르며 넉달 만에 반등했다.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8.5% 상승, 전월(8.6%)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ECB와 BOE가 예상보다 더 오래 긴축 기조를 유지, 역마진 이슈 또한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난 24일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까지 나서 “도이체방크는 수익성이 매우 높은 은행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시장 안정화를 도모했다. 모건스탠리의 그레이엄 섹커 유럽 주식 전략가는 “향후 몇 주 안에 근거를 수반하지 않는 신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