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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②쏟아지는 신년사에 담긴 ‘협상 이론’

오늘의 원픽 : ‘승자의 협상법’ 2강 ‘목표와 욕구에 집중하라’
1972년 뉴욕 존스비치 실험…인지부조화이론이 가른 그룹 간 반응 차이
인지부조화이론 활용에 따라 상대방 행동 이끌 확률 75%차
영업사원은 계약금을 걸게 하고, 이를 통해 고객 설득
  • 등록 2021-01-04 오전 11:00:00

    수정 2021-01-05 오전 8:38:45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윤정훈 기자]1972년 뉴욕 존스비치에서 한 가지 실험이 진행됐다. 20명으로 구성된 그룹 A와 그룹 B 두 개의 집단에 라디오를 맡기고 잠깐 자리를 비웠을 때 잘 지켜주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A 집단에는 “제 라디오인데, 좀 지켜봐주세요”라고 말하고 “제가 지켜볼게요”라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반면 B집단에는 “제 라디오인데요. 잠시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끝을 흐렸고, 별다른 대답을 이끌어내지 않았다.
(사진=류재언 변호사)
말 한마디가 달랐을 뿐인데 두 집단의 반응은 판이하게 갈렸다. 라디오 주인이 자리를 비운 동안 도둑이 라디오를 들고 사라질 때 그룹 A는 20명 중 19명이 쫓아갔고, 그룹 B는 20명 중 단 4명만 쫓아갔다.

그룹 A와 B 사람의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인지부조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하나의 선행된 신념과 언행(태도)이 후행된 다른 신념·언행과 충돌할 때 대부분 사람이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

협상전문가인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그룹 A는 본인이 지켜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말빚을 졌고, 심리적 불편함을 겪었다”며 “그룹 B는 본인이 지켜주겠다고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부조화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협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법 중 하나다. 류 변호사는 “인지부조화 이론을 활용했는지에 따라 상대방의 행동을 이끌 확률이 75% 차이가 났다”며 “누군가를 설득하고 조직을 관리할 때에도 이러한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지시에 상대방은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다”며 “그보다는 상대방 스스로 말빚을 지게 해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시무식이다. 시무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팀 단위의 비전 발표 등은 인지부조화를 통해 동기부여를 시키는 행위이다. 공개석상에서 개별적으로 비전을 발표하도록 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입 밖으로 뱉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인지부조화 이론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은 영업사원이다. 흔히 영업사원이 실거래에 앞서 계약금을 받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과거 모델3를 출시하기에 앞서 100달러(약 10만 5000원)의 계약금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테슬라 전기차를 기다리는 많은 고객을 묶어둘 수 있었다.

이처럼 자동차, 부동산 등 모든 종류의 거래에는 인지부조화 이론이 적용된다. 류 변호사는 “주말에 부동산을 매수하러 갔는데, 마음에 들어 하면 공인중개사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보통 가 계약금을 100만원만 걸어두자고 한다”며 “계약금을 내는 순간 우리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결과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가 지극히 힘들어진다”고 했다.

인지부조화 이론의 핵심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 상대방의 입을 통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게 하고, 소액의 계약금을 내도록 이끄는 것이다.

류 변호사는 “계약금은 법적으로 해약금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포기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사람들은 계약금을 내는 행위를 통해 암묵적으로 ‘긍정’했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가 불편해진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위대한 생각, 류재언 변호사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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