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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절박한 호소..손해배상 보다 수입금지가 더 무섭다

中 의존도 탈피하려는 바이든, 韓 배터리사에 美 전기차 시장은 황금알
SK이노베이션, ITC 10년 수입금지 결정 뒤집기 박판 총력전 펼칠 듯
바이든, 수입금지 거부권 행사해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는 유효
LG엔솔, 델라웨이주 연방법원서 손해배상액 놓고 소송 진행 예고
  • 등록 2021-03-03 오전 10:39:10

    수정 2021-03-03 오후 2:08:38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결정한 ‘배터리 셀·모듈·팩 등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10년 간 수입금지 명령’ 조치를 뒤집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을 대상으로 한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 보다 수입금지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 등 주요 제품의 공급망(Supply chain)을 탈피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전기자동차(EV) 생산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주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으로선 이번 수입금지 명령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향후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놓치고 마는 셈이다.

3일 외신 및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면서 조지아주 공장 증설에 따른 전기차 생산과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했다. 사실상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 명령을 내린 ITC의 최종 결정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것이다.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아울러 2025년까지 24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3400여명의 일자리를 더 창출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하며 거부권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 계획을 포기할 가능성도 내비췄다.

SK이노베이션의 이같은 절박함은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대비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CAPA)은 올해 말 기준 60GWh 미만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향후 CATL 등 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은 파나소닉(테슬라 대상),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AESC-닛산 JV(닛산 대상) 등으로 한정돼 있어 캐파가 큰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 수입을 막는다면 전기차 생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CATL은 특히 2025년까지 약 500GWh 캐파를 목표로 투자 중인데 이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를 합산해도 못 따라가는 수준이다. CATL의 캐파 확대 계획에는 미국 투자가 1건도 없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바이든 정부의 행정명령이 점진적인 캐파 확대를 통한 수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행정부가 급성정하는 배터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의 협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SK이노베이션도 수입금지 명령이 번복될 가능성에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론 난 이후에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손해배상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짚었다.

현재 USTR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측에 최종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최근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ITC의 결정이 번복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영업비밀 침해 사실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거부권은 수입금지가 됐을 경우 미국에 심각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쓸 수 있는 카드지만 유예기간까지 준 판결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델라웨이주 연방지방법원을 통해 소송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ITC는 영업비밀 침해 여부와 수입 금지 범위를 판단하고 지방법원은 손해배상 규모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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