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계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이 한국은행의 `출구전략` 시점과 강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로 단기구간 금리가 비교적 크게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견조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했지만, 채권 강세장을 막지는 못했다. 주요 만기별 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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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장이 이미 연내 50bp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금리에 반영하고 있어, 이러한 의구심은 단기물 매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장외시장에서 국고채 5년 지표물인 10-1호의 수익률은 4.44%를 기록했다. 전일 민간채권평가 3사의 시가평가수익률 평균(이하 민평) 대비 3bp 하락한 수치다.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은 상승했다. 오는 2015년 3월까지 액면가(1만원)의 4.5%에 해당하는 이자를 매년 지급하는 이 채권의 가격은 전날 1만148.35원에서 1만162.17원(T+1)으로 13.82원(0.14%) 올랐다.
◇ 출구 우려 완화에 2년물 금리 하락
3-2년 금리차는 3bp 더 확대되면서 지난달 26일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3년물과 2년물 금리는 금리인상 우려가 고조되면서 이달 들어 채권금리의 상승을 주도해왔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세계 주식시장 급락을 촉발하기 직전인 지난 28일까지 각각 36bp와 31bp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중국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나라"라면서 "확장정책을 펴면 유가와 구리값이 올라가고, 긴축으로 돌아서면 원자재값이 하락하는데 이러한 중국의 성장 둔화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시간을 더 벌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기물 채권은 이날 예상을 웃도는 광공업생산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였다.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10-3호 수익률은 4.95%로 1bp 하락했고, 20년 지표물 9-5호는 5.14%로 1bp 하락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2.6% 증가했고, 전년동월에 비해선 21.5% 증가했다. 이데일리가 지난 25일 국내 경제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인 전월비 0.5%, 전년동월비 20.0% 증가를 모두 웃돈 수치다.
아울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2.8%약 15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또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이달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8년 만에 최고였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광공업생산 지표가 시장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좋게 나왔는데, 대외 변수 때문에 묻혀버린 양상"이라며 "글로벌 증시 하락이 아침부터 채권 강세장을 이끌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 마무리 단계"
`3년 국채선물 9월 결제물` 가격은 9틱(0.08%) 오른 110.4로 마감했다. 표면금리 8%의 가상채권 가격 1억원을 100으로 환산해 거래하는 이 상품은 110.45로 출발한 뒤 마감 직전 110.50까지 상승했으나 막판에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외국인은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매도 규모는 542계약에 그쳤다. 외국인은 전날 7414계약 순매수 전까지 9일 연속 선물을 순매도했었다.
한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꽤 오래도록 지속됐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이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3년 금리스왑스프레드, 다시 축소
변동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일정기간 고정금리와 맞바꿀 때 적용되는 `금리스왑(IRS)` 금리는 전 만기구간에서 하락했다.
자금중개회사 튤렛프레본(마켓포인트 5734 화면)에 따르면 IRS 1, 2, 3, 5년물 금리는 순서대로 3.105, 3.56, 3.79, 4.0075%를 기록해 전일 대비 4.5, 4.75, 3.5, 3.5bp 하락했다. 교환 대상인 CD금리(91일물)는 2.46%로 전날과 같았다.
IRS금리에서 채권금리를 뺀 차이, 즉 `금리스왑스프레드`는 3년물 기준으로 확대 하루만에 다시 축소(역전폭 확대)됐다. 전날 -5.5bp에서 이날 -7bp를 기록했다.
◇ 1년 스왑베이시스 역전폭, 사흘째 축소
라이보금리부 외화를 고정금리부 원화로 맞바꿀 때 적용되는 통화스왑(CRS) 금리는 전 만기구간에서 상승했다. CRS 1, 2, 3, 5년물 금리는 각각 1.275, 1.7, 2.275, 3.025%로 전일 대비 5bp씩 상승했다.
CRS금리에서 IRS금리를 뺀 `스왑베이시스`는 1년물 기준으로 역전폭이 사흘째 축소됐다.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이 국고채(통안증권) 투자로 얻을 수 있는 무위험차익 수준을 보여주는 이 역전폭의 크기는 183bp로 9.5bp 줄었다.
한 시중은행의 스왑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크게 오를 때 CRS금리 낙폭도 따라 커졌었는데, 환율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며 "한 때 베이시스 역전폭은 지금보다 10bp 정도 더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은 이날 5.2원(0.43%) 오른 1222.2원, 코스피지수는 9.47포인트(0.55%) 내린 1698.29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