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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양보 못해"…금융지주 마이데이터 '내전'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앞두고 경재 치열
5대 금융지주 소속에서 14곳 무더기로 신청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끼리 내부 교류 안해
40곳 일괄 선정로 변경 후엔 "떨어지면 큰일"
  • 등록 2020-09-03 오전 11:01:00

    수정 2020-09-04 오전 11:00:0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 사이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둘러싸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내년 초 예정된 인가를 앞두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금융권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끌어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가능해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꼽힌다. 금융권과 빅테크, 핀테크 등이 모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점이 관건”..63곳 신청

금융당국이 지난달 예비인가 심사를 접수했는데 63곳이 신청했다. 특히 금융지주 소속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5대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만 14곳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마이데이터 사업 같은 플랫폼 사업은 초기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초기에 자원을 대거 투입해 시장에 진입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조상 후발주자는 살아남기 어려운데다 초기에 두각을 나타내면 금융그룹 전체의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도 있어 대거 신청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에는 디지털 분야의 성과를 어느 때보다 강조하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의 경우 CEO·경영진 리더십 평가에 ‘디지털 리더십’을 추가했다. 계열사 CEO로서는 ‘마이데이터’의 성과가 자신의 성적과 직결돼 놓칠 수 없는 분야라는 뜻이다.

금융당국의 심사기준도 계열사끼리 경쟁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은 애초 1차와 2차로 나누어 각각 20여 곳씩 심사한 뒤, 오는 10월 1차로 20여개 기업에 허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차 20곳의 명단에 오르는 것만 3대 1의 경쟁을 뚫어야하는 셈이다. 당국은 심사기준의 하나로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 기업 간 균형 등을 고려하겠고 강조했는데, 다른 계열사가 지정될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 기반을 갖춘 은행과 카드사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이나 카드사가 모두 전략적 리소스(자원)를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같은 계열사라고 해도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서는 흔한 정보교류조차 없다”고 했다.

40곳 일괄 선정..“양보는 없다”

그나마 최근 들어 지주 소속 계열사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존에 사업을 해오던 40개사에 대해서는 차수 구분 없이 일괄 심사하기로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1차에 포함돼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과열되자 방침을 바꾼 것이다. 금융위는 “1차와 2차 차수를 나누면서 심사를 먼저 받아 선점과 홍보 효과를 누리겠다는 점에서 과열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심사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컸다”고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심사 기준을 바꿔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심사 대상이 2배로 확대됐다고 해도 금융권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마이데이터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다면 디지털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회사로 찍힐 수 있어서다. 소형 핀테크 역시 비슷한 기류다. 준비가 부족해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공들여 준비한 사업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사업에 탈락해도 데이터를 주는 것은 의무라는 점에서 자칫 남 좋은 일만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참여자 간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없도록 마이데이터 워킹그룹에서 논의와 소통하고 필요하다면 디지털금융협의회에서 쟁점을 적극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신용정보원,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주체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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