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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점이 관건”..63곳 신청
금융당국이 지난달 예비인가 심사를 접수했는데 63곳이 신청했다. 특히 금융지주 소속 은행, 카드, 보험, 증권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5대 금융지주 소속 계열사만 14곳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마이데이터 사업 같은 플랫폼 사업은 초기 시장 선점이 관건이다. 초기에 자원을 대거 투입해 시장에 진입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조상 후발주자는 살아남기 어려운데다 초기에 두각을 나타내면 금융그룹 전체의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도 있어 대거 신청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심사기준도 계열사끼리 경쟁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은 애초 1차와 2차로 나누어 각각 20여 곳씩 심사한 뒤, 오는 10월 1차로 20여개 기업에 허가를 내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차 20곳의 명단에 오르는 것만 3대 1의 경쟁을 뚫어야하는 셈이다. 당국은 심사기준의 하나로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 기업 간 균형 등을 고려하겠고 강조했는데, 다른 계열사가 지정될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 기반을 갖춘 은행과 카드사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이나 카드사가 모두 전략적 리소스(자원)를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같은 계열사라고 해도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서는 흔한 정보교류조차 없다”고 했다.
40곳 일괄 선정..“양보는 없다”
그나마 최근 들어 지주 소속 계열사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기존에 사업을 해오던 40개사에 대해서는 차수 구분 없이 일괄 심사하기로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1차에 포함돼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과열되자 방침을 바꾼 것이다. 금융위는 “1차와 2차 차수를 나누면서 심사를 먼저 받아 선점과 홍보 효과를 누리겠다는 점에서 과열이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심사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컸다”고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심사 기준을 바꿔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참여자 간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없도록 마이데이터 워킹그룹에서 논의와 소통하고 필요하다면 디지털금융협의회에서 쟁점을 적극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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