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企 규제 푼다더니…'망치' 한번 안 꺼낸 중기부

중소기업 규제개선 전담기관 중기옴부즈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부처, 지자체에 규제개선 권고권 '0건'
규제개선 공무원 징계 면책·감경 건의도 전무
중기부 옴부즈만위원회도 지난해부터 활동 멈춰
"소극행정 만연, 규제개혁 진정성 의심"
  • 등록 2021-10-20 오후 1:54:36

    수정 2021-10-20 오후 1:54:36

지난 2019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옴부즈만 규제혁신 망치상’ 출범식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소기업 규제애로 해소 전담기관인 중소기업옴부즈만(이하 중기옴부즈만)이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에 규제개선을 권고할 수 있는 ‘권고권’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단 한 차례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고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규제개선 이행 점검을 맡는 중소벤처기업부 옴부즈만위원회 역시 가동이 멈춰 규제애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기관이 ‘소극행정’으로 일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중기옴부즈만 ‘규제애로 발굴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기옴부즈만이 행사한 권고권 횟수는 ‘0건’으로 집계됐다.

중기옴부즈만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사업을 하면서 겪는 불합리한 규제를 신고받아 이를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 전달해 개선을 돕는 독립기관이다. 차관급 직위로 지난 2018년부터 제4대 중기옴부즈만으로 취임한 박주봉 대주·KC 그룹 회장이 직책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기본법 제22조에 따르면 중기옴부즈만은 국무조정실, 인권위원회와 같이 여러 기관에 규제개선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권고 대상은 정부 부처를 포함해 지자체와 공공기관, 정책자금 운용기관 등 다양하다.

중기옴부즈만이 규제개선 권고를 했음에도 해당 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어 불합리한 규제를 깨부술 수 있는 ‘망치’로 인식된다.

박 옴부즈만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취임 직후 “불합리한 규제를 개별 부처에 직접 전달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권고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이후 권고권 행사는 멈춘 상태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지난 7월 대전 서구 대전무역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충남지역 해외진출(희망)기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옴부즈만을 뒷받침해야 할 중기부 옴부즈만위원회 역시 지난 2019년 12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중기옴부즈만의 권고권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규제개선 이행 점검 및 결과 공표 등을 지원하는 일종의 협의체다. 중기부 옴부즈만지원단 규정에 따르면 옴부즈만위원회 정기회의는 반기마다 개최해야 한다.

권고권 행사와 함께 현장 공무원이 규제를 해소하는 적극행정으로 책임을 지게 됐을 때 징계를 면책·감경해주는 제도 역시 유명무실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기옴부즈만이 공무원에 대한 면책·감경권을 행사한 사례는 0건이었다. 관련 제도가 만들어진 2013년 이후 중기옴부즈만이 공무원 면책·감경을 건의한 횟수는 단 3회에 그쳤다.

중기옴부즈만이 매년 처리하는 규제애로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규제개선이 아닌 ‘장기검토’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중기옴부즈만이 처리한 규제 5469건 중 장기검토는 2095건으로, 각 부처가 규제개선을 수용한 2103건과 비슷했다.

권명호 의원은 “중소기업이 불합리한 규제에 시달리는 동안 정작 중기부는 부처 편의 중심 소극행정을 펼치고 있어 규제개선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중기부와 중기옴부즈만은 각 부처에 더 적극적으로 규제개선을 권고하고, 공무원에 대한 면책·감경 건의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기옴부즈만 관계자는 “권고권까지 가지 않더라도 각 부처와 협의가 원만히 진행돼 규제개선 건의가 수용되는 경우가 늘었다”며 “옴부즈만위원회 활성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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