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고 돌아다녔는데” 불안에 떠는 월패드 해킹 주민들

  • 등록 2021-12-08 오후 3:09:32

    수정 2021-12-08 오후 3:09:3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국내 아파트 700여 곳의 월패드(wallpad·주택 관리용 단말기)가 해킹돼 불특정 다수의 사생활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온라인상에 떠도는 해킹리스트에 포함된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 월패드가 해킹돼 유출된 영상으로 추정되는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입주민 A씨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목욕하고 거의 속옷 바람으로 많이 다녔는데 월패드 해킹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소름이 돋았고 일단 월패드 카메라를 아이 스티커로 가렸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이른바 ‘전국 월패드 해킹리스트’에서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 이름을 확인했다고 한다. 지난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맘카페 등에는 국내 아파트 월패드를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 캡처 화면 등이 올라왔다.

이는 해외 웹사이트에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국의 대부분 아파트를 해킹했다”라며 일부 영상을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영상에는 거주자의 일상 모습을 포함해 알몸, 성관계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주위에서 ‘언니네 집 월패드 해킹 떴는데 (카메라) 스티커로 가려놨느냐’는 연락을 몇 번이나 받아 그때부터 소름이 돋더라”며 “제 사생활을 다 지켜보고 있는 건지 너무 무서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파트에 581세대가 사는데 다들 무섭다고 한다. 언제부터 그런지도 모르겠다”며 “이런 아파트가 얼마나 많은데 대책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매번 스티커만 붙이고 살아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관련 법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월패드 이용 세대들의 불안감을 줄여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수사당국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지만 보통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범인을 잡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라며 “그래서 일단은 리스트에 오른 아파트를 대상으로 임시방편이더라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들은 빨리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에 테이프를 붙였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일반인들은 월패드에 카메라가 어디 붙어 있는지 찾기도 쉽지 않다”며 “정부가 빨리 내 아파트가 안전한지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그리고 월패드 종류별로 사진을 첨부해서 사용자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이드들을 빨리 공지해 줬으면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명단에 오른 아파트 중 일부 아파트에서 해킹 흔적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월패드 ‘세대 간 망 분리’를 의무화하는 조치에 착수했다. 그러나 고지 시행 이후 지어진 건물에만 적용되고 기존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존 아파트에 대한 보안강화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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