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결과가 우리 경기력 모두 반영 못해...현재 과정 믿는다"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레바논을 상대로 힘겨운 역전승을 일궈낸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경기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마지막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12분 레바논의 하산 사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6분 상대 자책골과 21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골로 역전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차 예선 6경기에서 5승 1무 승점 16을 기록, H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국내에서 치러진 2차 예선 잔여 3경기를 3전승으로 마무리하면서 그동안의 우려를 날려버렸다.

벤투 감독은 “일단 전반적으로 이번 소집 기간 중 모든 것이 잘 이뤄졌고 결과도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이어 “이번 결과는 우리 경기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반적으로 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유일한 아쉬움을 이재성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좋았다”고 재차 칭찬했다.

자책골을 유도한 송민규와 페널티킥을 유도한 남태희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전체적인 템포에 잘 녹아들었다. 남태희는 이번 소집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송민규는 처음 A대표팀에 선발돼 2경기를 출전했는데 좌우에서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레바논을 상대로 고전 끝에 힘들게 이겼다는 평가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우리의 과정이 맞는지 틀렸는지에 대해서는 득점을 많이 하는지, 이기는지를 놓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이번 3경기에서 1실점을 했는데 결과를 떠나서 우리가 가는 과정이 좋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1골차 승리여서 어려운 승리로 비춰질 수 있고, 우리 승리가 묻힐 수 있지만 축구에서 어려운 승리가 가장 흔하다”며 “이런 과정에서도 배우고, 힘을 길러야 한다. 어렵게 승리하는 것도 좋은 과정이고, 승리의 기쁨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일부 팬들의 비판에 대해선 자신의 신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우리 스타일을 변화시킬 계획은 없다”며 “더 강한 상대가 최종예선에 있으면 경기 흐름도 달라질 텐데 최종예선 조 추첨을 지켜본 후 상대를 분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 선수들이 선제골을 넣은 뒤 ‘침대 축구’를 하면서 시간을 끈 부분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낮게 내려서 밀집 수비를 하는 운영에 대해 대응책은 마련해야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끌고, 인플레이 상황이 아닐 때 나오는 부분은 대응할 수 없다”면서 “보다 재미있고 즐거운 축구를 하기 위해선 주심들이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최종예선에서 흔히 나오는 장면이라면 아시아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바란다”고 덧붙였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