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후 다시 '화염과 분노' 국면 올까…전문가들 "예방 필요"

세종연구소-카네기국제평화재단 웨비나
"北 4년전보다 핵무기 역량 강화…핵포기 의지 없어"
종전선언 실효성 의문 지적도
"한미동맹 그 어느때보다도 굳건…최고의 협력단계"
  • 등록 2020-10-14 오후 12:15:54

    수정 2020-10-14 오후 5:33:36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정슬 기자] “지금 북한은 4년 전 북한과 다르다”

14일 미국 대선 이후 대북전략을 위해 모인 한·미 대북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7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장장 1년간,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연이은 6차 핵실험으로 위협수위를 높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대북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 미국은 2017년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군사적 옵션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이 치러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대북협상의 새로운 국면이 필요한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또다시 북한이 도발이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2021년 미·북 비핵화 협상’ 웨비나에 참석한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다음 행정부가 들어선 다음 바로 핵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북한이 9·19 군사합의 이후에도 다양한 도발행위를 한데다 열병식 당시 김 위원장의 연설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해석한다”고 밝혔다.

피오나 커닝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만약 도발행위에 나선다면 북한 비핵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북한이 정권 초창기부터 도발하지 못하도록 예방적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장호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부단장은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도발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면서 “미국 대선 이후에는 많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그 어떤 정부라도 북한의 도발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통합된 의지가 잘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역시 도발에 따른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단장은 최근 대북정책에 대한 성과와 관련해 “우리의 노력이 북한의 핵실험, 핵개발 노력을 둔화시키는 것이라고 봤을 때 매우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싱가포르합의와 판문점합의 등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이를 통한 항구적인 평화체계 구축, 새로운 유형의 북미 관계를 구축한다는 다양한 원칙들이 문서화됐다는 것을 지적하며 “대화만이, 외교만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단장은 외교적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것으로 ‘리더십’, “지도자 차원에서 이같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지도자가 이같은 과정을 보여주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연설대에 선 김정은 위원장의 왼편에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서 있고, 오른편에는 박정천 군 참모장이 서 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날 웨비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위한 이니셔티브로 주장하는 ‘종전선언’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이 수석연구원은 “우리의 문제는 이니셔티브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많은 이니셔티브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김 위원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종전선언의 상징적인 함의를 인정하면서도, “종전선언 이후 순차적으로 평화조약으로 가는 것은 매우 힘든 여정”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종전선언을 하지 말고 북미 외교관계 정상화나 이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북한을 외교에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평화조약이 없는 평화체제’를 제안했다.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 중국의 공조체계 역시 중요하다는 데에도 참석자들은 의견을 일치했다.

커닝햄 연구원은 “2017년만 하더라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찬성하던 중국이 제재 완화와 대북 관여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북한과 관련한 중국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지만, 현재는 역내 외교적 입지가 큰 우선수위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내 전문가들을 이번 열병식에서도 미국이 어느 정도 제스처를 보여야 북한이 미국 반응을 구실로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미·중 갈등 문제가 완화돼야 북한에 대한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하면 한국 역시 이에 대응할 억제력을 가져가는 것 역시 플랜B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중국에 우리가 플랜B가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중국이 준비된 후 북한과 이야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며 “이후 북한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정교한 매커니즘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공유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한미동맹은 견고하며 단단하며 양측에 좋은 자산”이라면서도 “최근의 잡음은 미국 동맹정책의 근본적인 변화인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특성인지 혼란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돈이 너무 우선된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그렇게 돈만 앞세우면 미국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우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한미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단장은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어도 북핵 문제를 다루는 입장에서 우리는 (미국 측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파트너로서 보조를 맞추고 있다”며 북한 열병식이 있었던 지난 주말에도 “미국과 24시간 소통을 유지하는 등 최고 수준의 조율을 유지하며 보조를 같이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구성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대북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의 굳건함을 통해 정책을 펼치고, 정상들의 양자회담이 바로 성사되기 보다는 체계적·단계적인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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