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8월 FPGA 나올 것" 네이버 AI반도체 독립 선언

[인사이드 네이버]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인터뷰
"어지간한 회사 다 만나봤지만 원하는 칩 찾기 어려워"
"네이버 AI에 맞는 칩, 네이버 손으로…가능한 빨리 기존 GPU 대체"
FPGA 데모 준비…기존 GPU 대비 전력 효율 4배
  • 등록 2023-05-10 오후 2:38:12

    수정 2023-05-10 오후 7:32:4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가능한 빨리…”. 삼성전자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 네이버클라우드의 이동수 하이퍼스케일AI 이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반도체(GPU)를 언제까지 어느 정도 대체하겠다는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이 이사는 IBM 왓슨 연구소, 삼성리서치를 거쳐 2년 전 네이버클라우드에 합류해 AI 경량화 조직을 맡고 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사진=네이버클라우드)


지난해 말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이는 ‘내 칩은 내가 만들어 쓰겠다’는 일종의 AI 반도체 독립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네이버도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이 크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게임용 그래픽 반도체를 만들던 회사인데, 이 반도체가 AI 분야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1만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의 ‘A100’ 1만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본지와 만난 이 이사는 “기술 검증은 사실상 끝이 났고, 빠르면 8월 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FPGA는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프로그램을 변경할 수 있어 실제 칩을 만들기 전 하드웨어에서 잘 작동하는지 등 데모에 활용된다. 제품 출시까지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동작 검증이 끝나 팹(fab·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반도체를 구워내기만 하는 단계에 왔다는 의미다. 반도체가 만들어지면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운용하고 있는 네이버가 첫 번째 고객이 돼 가장 먼저 검증하게 된다.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연합해 반도체 자립에 나선 건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그만큼 AI 서비스에 꼭 맞는 칩이 없다고 여겨서다. 이 이사는 “AI 반도체를 찾으려고 어지간한 회사는 다 만나봤지만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우리가 쓰려는 칩이 놀랍도록 없더라”며 “기존 GPU는 워낙 비싸고 전력도 많이 먹어 (계속 쓰다간) 데이터센터 설계를 다시 해야 할 정도라 직접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차라리 초거대 AI 기술을 잘 아는 네이버가 삼성과 협업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원하는 AI 반도체가 나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개발 중인 AI 반도체에 대해 “AI에 맞는 계산 방식은 전혀 다르지 않을까 고민을 했고, 근본을 다 뜯어고쳤다”고 했다. 기존 GPU 대비 10분의 1 크기에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반도체 솔루션이다. 반도체 회사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요소 기술조차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이사는 “우리가 삼성에 ‘이렇게 만들어주시면 됩니다’는 식으로 가면 망한다는 생각으로 양사 실무자들이 몇 달 동안 (서로의 분야를) ‘고3’처럼 공부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삼성과 함께 외부에도 AI 반도체를 팔게 되면 엔비디아와는 협력관계인 동시에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그는 “어떤 식으로 엔비디아와 경쟁할 지는 출시 시점에 가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가 나오면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도 더 커질 가능성이 생긴다. 그는 “AI 모델이 더 못 커지고 있는 건 AI 반도체의 한계 때문”이라며 “만약 AI 반도체가 받쳐준다면 모델 크기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예정대로 오는 7월 업그레이드시킨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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