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효소 모방해 산업용 촉매 안정성 10배 높였다

KAIST 연구팀, '폴리페닐렌설파이드' 물질 이용
선택도 2배 향상···원하는 반응물 선택해 전환
  • 등록 2020-07-30 오후 1:00:00

    수정 2020-07-30 오후 1: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몸속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화학반응만 선택해 유도하고, 안정성도 갖춘 산업용 촉매를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김형준 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효소와 같은 원리로 반응물을 선택해 전환하는 고성능 산업용 촉매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무기 산화물과 유기 고분자를 이용해 합성한 금속 촉매 모식도.<자료=한국과학기술원>
촉매는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물질 간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이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효소도 일종의 촉매로 지구에 존재하는 촉매 중 가장 효율이 좋다. 산업현장에서는 이러한 촉매를 활용해 화학반응 경로에서 반응물만 선택해 원하는 생성물로 전환하도록 촉매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석유화학 산업에서 이용하는 촉매들은 알루미나·실리카·제올라이트 같이 딱딱한 무기물 표면 위에 금속을 퍼뜨려 노출한 구조로 구성됐다. 이런 형태의 촉매는 금속 표면에 모든 반응물이 달라붙기 쉬워 특정 반응물만 선택해 생성물로 전환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백질처럼 부드럽고 유동성이 있으면서도 열화학적 안정성이 높은 ‘폴리페닐렌설파이드(polyphenylene sulfide)’를 활용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물질인 이 물질을 이용해 고분자 막이 금속촉매 활성점을 감싼 형태의 촉매를 개발했다.

또 개발한 촉매를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에서 중요한 아세틸렌 수소화 반응에 적용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90% 이상이 나프타이다. 나프타분해시설에서 이를 분해해 에틸렌이나 기타 기초유분들을 생산한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 제작에 이용하는 기본 핵심 화학 원료다.

나프타를 분해할 때 생산되는 에틸렌에는 작은 양의 아세틸렌이 불순물로 함께 포함돼 있다. 아세틸렌은 에틸렌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만들 때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 물질만 수소화 반응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다. 다만 99% 이상의 에틸렌은 건들지 않으면서 1% 미만의 아세틸렌만 선택해 전환해야 해 공정이 까다로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를 공정에 적용한 결과 1% 미만의 아세틸렌은 금속 입자를 둘러싼 고분자막을 투과해 쉽게 전환되는 대신 99% 이상의 에틸렌은 고분자막에 가로막혀 촉매 반응이 진행되지 않았다. 기존 팔라듐 촉매 대비 선택도는 2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의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반응물만 선택해 전환하면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촉매 설계 방법은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이라면서 “높은 선택도가 있어야 하는 다양한 화학반응에 넓게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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