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김형준 화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효소와 같은 원리로 반응물을 선택해 전환하는 고성능 산업용 촉매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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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에서 이용하는 촉매들은 알루미나·실리카·제올라이트 같이 딱딱한 무기물 표면 위에 금속을 퍼뜨려 노출한 구조로 구성됐다. 이런 형태의 촉매는 금속 표면에 모든 반응물이 달라붙기 쉬워 특정 반응물만 선택해 생성물로 전환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 개발한 촉매를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에서 중요한 아세틸렌 수소화 반응에 적용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90% 이상이 나프타이다. 나프타분해시설에서 이를 분해해 에틸렌이나 기타 기초유분들을 생산한다. 에틸렌은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 제작에 이용하는 기본 핵심 화학 원료다.
나프타를 분해할 때 생산되는 에틸렌에는 작은 양의 아세틸렌이 불순물로 함께 포함돼 있다. 아세틸렌은 에틸렌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만들 때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 물질만 수소화 반응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다. 다만 99% 이상의 에틸렌은 건들지 않으면서 1% 미만의 아세틸렌만 선택해 전환해야 해 공정이 까다로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를 공정에 적용한 결과 1% 미만의 아세틸렌은 금속 입자를 둘러싼 고분자막을 투과해 쉽게 전환되는 대신 99% 이상의 에틸렌은 고분자막에 가로막혀 촉매 반응이 진행되지 않았다. 기존 팔라듐 촉매 대비 선택도는 2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