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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친 김지현(28)과 임은빈(22)은 김소이(25), 이소미(20)와 함께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임은빈은 두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가장 좋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김지현의 버디 퍼트는 약 5m 정도였다. 김소이와 이소미가 버디에 실패했고, 뒤이어 김지현이 쉽지 않은 버디에 성공했다. 그 순간 임은빈의 표정은 굳어졌다. 버디를 놓치면 더이상 승부를 끌고 갈 수 없었다. 임은빈은 집중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버디 퍼트를 넣어 2차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아버지의 격려 덕분이었을까. 임은빈은 4차 연장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파를 지켜냈다. 김지현도 약 70c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 5차 연장을 준비했지만, 그 순간 실수가 나왔다. 긴 승부로인해 잠시 집중력이 떨어진 김지현의 파 퍼트가 홀 왼쪽으로 빗나갔다. 데뷔 이후 3년 넘게 들어보지 못했던 우승트로피는 긴 연장 승부를 마치고 나서야 임은빈의 품에 안겼다. 임은빈은 “다투고 싸울 때도 있지만,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아버지에게 더 많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친 임 씨는 딸이 프로가 됐을 때부터 캐디로 함께 했다.그는 “우승하면 더 이상 캐디를 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지만, 딸 임은빈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아버지에게 구애의 손길을 계속 보냈다.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지현은 2주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공동 2위에 만족했다. 신인 박현경(19)은 8언더파 208타를 쳐 박민지(21)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고, 기대를 모았던 최혜진(20)은 이날 2타를 잃으면서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24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