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전 93기 임은빈 "캐디하는 아버지와 싸울 때도 있지만 우승에 큰 힘"

KLPGA E1채리티오픈에서 데뷔 4년 만에 첫 승
김지현과 4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
부친 임일주 씨 딸 캐디백 메고 옆에서 힘 줘
김지현 예상 밖 실수로 2주 연속 우승 놓쳐
  • 등록 2019-05-26 오후 6:26:06

    수정 2019-05-26 오후 7:44:15

임은빈(왼쪽)과 캐디를 하는 부친 임일주씨가 26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골프in 박태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캐디로 나선 아버지는 딸의 어깨를 다독이며 계속 힘을 실어 줬다. 길어진 연장 승부에서 지친 딸에겐 더없이 큰 위로가 됐고 힘을 줬다. 딸은 끝내 우승을 차지하며 아버지에게 우승트로피를 선물했다. 임은빈(22) 부녀가 만들어낸 우승드라마다.

26일 경기도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친 김지현(28)과 임은빈(22)은 김소이(25), 이소미(20)와 함께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임은빈은 두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가장 좋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김지현의 버디 퍼트는 약 5m 정도였다. 김소이와 이소미가 버디에 실패했고, 뒤이어 김지현이 쉽지 않은 버디에 성공했다. 그 순간 임은빈의 표정은 굳어졌다. 버디를 놓치면 더이상 승부를 끌고 갈 수 없었다. 임은빈은 집중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버디 퍼트를 넣어 2차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승부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2차와 3차에서 임은빈과 김지현 모두 파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무렵, 임은빈의 옆을 지키던 캐디는 수시로 물을 건네며 긴장을 풀어줬고, 지칠 때마다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했다. 골프백을 메고 있던 캐디는 임은빈의 부친 임일주 씨였다.

아버지의 격려 덕분이었을까. 임은빈은 4차 연장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파를 지켜냈다. 김지현도 약 70c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 5차 연장을 준비했지만, 그 순간 실수가 나왔다. 긴 승부로인해 잠시 집중력이 떨어진 김지현의 파 퍼트가 홀 왼쪽으로 빗나갔다. 데뷔 이후 3년 넘게 들어보지 못했던 우승트로피는 긴 연장 승부를 마치고 나서야 임은빈의 품에 안겼다. 임은빈은 “다투고 싸울 때도 있지만,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아버지에게 더 많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친 임 씨는 딸이 프로가 됐을 때부터 캐디로 함께 했다.그는 “우승하면 더 이상 캐디를 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지만, 딸 임은빈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아버지에게 구애의 손길을 계속 보냈다.

2016년 데뷔해 우승이 없던 임은빈은 93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이 페널티구역으로 들어가면서 우승이 날아가는 듯했던 임은빈은 이소미가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김지현은 2주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공동 2위에 만족했다. 신인 박현경(19)은 8언더파 208타를 쳐 박민지(21)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랐고, 기대를 모았던 최혜진(20)은 이날 2타를 잃으면서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공동 2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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