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부담 덜었다”…심야 지하철 운행에 ‘반색’

2·5~8호선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
“택시도 안잡혔는데…시간 안 쫓겨도 돼”
일부 노선은 아직…8월돼야 모든 노선 풀려
“환승하다 지하철 끊겨” 불만 토로도
  • 등록 2022-06-09 오후 1:59:05

    수정 2022-06-09 오후 1:59:05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차 타면 30분 안 되는 거리인데 택시를 잡으려고 길에서만 30분 넘게 보낸 적도 있거든요, 집 가는 부담이 적어졌어요.”

자정을 갓 넘긴 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평소 같으면 지하철 역사가 막혀 있을 시간이지만, 이날은 사람들이 하나둘 지하철 개찰구로 내려갔다. 서울 지하철 심야 운행이 2년 만에 재개되면서다. 그간 ‘택시 대란’ 등으로 귀가에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은 귀가 부담이 덜어졌다고 안도했다.

8일 비어있는 2호선 신도림행 ‘막차’ 내부 모습.(사진=김윤정 기자)
서울교통공사는 심야 시간 시민 귀가 및 이동 편의를 위해 지난달 30일 9호선·우이신설선·신림선 연장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7일부터는 2·5·6·7·8호선 평일 열차 운행을 새벽 1시(종착역 기준)까지 연장했다. 1호선은 다음 달 1일, 3호선·4호선은 8월 1일부터 연장 운행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지난 2020년 4월부터 중단됐던 지하철 심야 연장 재개를 시민들은 반기고 있다. 홍대입구에서 친구들과 놀다 관악구 집으로 향하던 직장인 김예진(28)씨는 “택시 대란 때문에 한동안 저녁 약속을 일찍 끝냈는데, 집 가는 부담이 적어져서 마음 놓고 놀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유미(24)씨도 “배차간격도 길고 사람으로 꽉 들어찬 심야버스를 타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웃어 보였다.

심야 지하철 운행으로 귀가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야근을 하다 집에 간다던 학원강사 이종원(31)씨는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번 택시 타는 게 부담이었다”며 “이제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지하철로도 집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53·남)씨 역시 “밤 12시 20분 전후로 을지로에서 지하철이 끊겨 항상 N버스를 탔는데 지하철로 쾌적하게 집에 간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경서(23)씨도 “놀 시간이 더 확보돼서 좋다”며 “집에 가려다 막차 시간표를 보고 친구와 술을 더 마시다가 시간 맞춰서 나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유정(24)씨는 “친구와 공연을 보고 얘기 나누다가 집 가는 길”이라며 “평소 같았으면 막차 시간에 쫓겨 공연 끝나자마자 집에 갔을 건데 애매하게 헤어지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심야 운행이 이뤄지지 않은 노선 때문에 지하철 개찰구에선 일부 혼란이 빚어졌다. 노선을 갈아타는 도중 지하철이 끊기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일산 동구에 거주하는 50대 직장인 A씨는 “늦은 시간까지 지하철 운행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경의중앙선은 막차가 끊겼다”고 푸념했다.

이 때문에 홍대입구역 인근 보도는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택시를 잡고 있던 직장인 B씨는 “2호선을 타고 가다 환승해야 하는데 갈아탈 노선은 끊겼다”며 “중간에 택시 잡는 게 더 힘들 것 같아 처음부터 택시를 타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12시 30분께 홍대입구역사 곳곳에 ‘운행종료’를 알리는 철제 펜스가 놓였다.(사진=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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