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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에 가계 여유자금 역대 두번째 규모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91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자금 운용은 가계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여유 자금으로 통한다.
지난해 52조7000억원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최소를 나타낸 가계의 순자금운용은 1년새 역대 두번째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가계의 신규 주택투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주거용건물 건설투자 금액은 2018년 114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02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무역조건 악화 속 순이익 반토막 기업은 팍팍
반면 기업의 자금사정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은 72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자금조달은 자금조달에서 자금운용을 뺀 값이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예금 등으로 다른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기 때문에 순자금운용 주체지만, 기업은 가계 등이 공급한 자금을 가져다 써 순자금조달 상태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011년(74조6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순자금 조달이 확대하기도 하지만 지난해에는 달랐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자금운용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기업의 당기 순이익은 2019년 8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8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반도체 시장도 하향하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에 영향을 받아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순자금조달 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적극적 재정 집행에 정부 여유자금도 감소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총금융자산은 1경858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보다 1422조5000억원 늘었다. 총금융자산은 자금순환 통계에 나타나는 모든 경제부문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합계로 국내는 물론 국외(비거주자)의 자산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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