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 위기 재현될까…'비상' 걸린 대만 반도체 업계

대만 저수율 44%까지 떨어져…TSMC 등 타격 우려
당국 "5월에야 가뭄 해소"…용수 확보 방안 강구
  • 등록 2023-03-30 오후 1:55:50

    수정 2023-03-30 오후 1:55:5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021년 대만 반도체 업계를 덮친 봄 가뭄 위기가 올해도 재현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만 정부와 업계는 물 소비량이 많은 반도체 산업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물 절약·확보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대만 타이중 TSMC 공장에 급수차가 들어가고 있다.(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만 남부 쩡원 저수지의 저수량은 17일 기준 유효 저수량(실제 사용 가능한 수량) 대비 11%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저수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인 TSMC 공장이 위치한 대만 반도체 중심지인 ‘대만 남부 사이언스파크’에 용수를 공급한다. TSMC와 UMC의 타이난 공장에 물을 대는 난화 저수지의 저수량도 유효 저수량 대비 4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만 전체적으로도 저수량 대비 저수율이 이달 말 기준 44.7%로 떨어졌다. 최근 10년간을 따져볼 때 기록적인 가뭄 피해가 발생했던 2021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2019년 8월 이후 태풍이 줄곧 대만을 비켜가면서 강수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만 수자원청은 5월에야 반도체 생산 중심지인 남부 지역의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봄 가뭄이 길어지면 대만의 기간산업인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도체 공장은 웨이퍼(원판) 표면의 잔류물을 씻어내는 세정 공정에서 막대한 물을 소비한다. TSMC의 경우 남부 사이언스파크 공장에서만 하루에 물 9만9000톤을 쓴다. 물 소비량은 첨단 반도체 공정일수록 더 늘어난다. 시장에선 감산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대만 정부와 업계는 물 부족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타이난시는 이달부터 심야 시간 수도 수압을 줄이기로 했다. 또한 사이언스파크는 입주사에 물 사용량을 10%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대만 정부는 자국에서 세 번째로 큰 저수지인 쉬먼저수지에서 TSMC 본사가 있는 신저우까지 이어지는 25㎞ 길이 수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이었던 2021년에는 대만 정부가 농업용수까지 끌어와 반도체 공장에 공급하기도 했다.

TSMC는 2021년 가뭄 이후 용수 부족에 대비해 하루에 물 1만톤을 공급할 수 있는 물 재활용 시설을 사이언스파크에 건설했으며, 이 공장의 물 공급 능력을 2026년까지 하루 3만6000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수자원 전문가인 우루이셴 대만중앙대 부총장은 물 부족 문제가 대만의 장기적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만의 물·에너지 공급난이 몇 년 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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