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가 편이냐"는 美中..TSMC가 내놓은 답은?

대만 국방연구소 "미국 편 들 수밖에 없을 듯"
알칩·TSMC, 블랙리스트 오른 中 파이티움과 거래 중단
"TSMC, 매출은 美가 60%이나 中 성장세 무시 못해"
  • 등록 2021-04-16 오후 3:58:08

    수정 2021-04-17 오전 7:16:09

대만 신주시에 있는 TSMC 박물관 내부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과 중국 중간에 껴 둘 중의 한 곳을 선택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16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속에 TSMC는 올해 투자액을 300억달러, 2조원 가량 더 늘리겠다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중국 군대를 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달초 중국 군대가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등 현대화하는 데 지원했다는 이유로 파이티움, 선웨이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슈퍼컴퓨팅 업체와 정부연구소 등 7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TSMC 역시 이런 압박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블랙리스트로 지정되면 미국 기업들은 정부의 허가 없이 이들 업체와 거래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런 분위기는 TSMC와 다른 대만 기업들에게 더 큰 미국 시장에 헌신할 것인지 아니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 기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큰 의문을 제기한다.

닛케이아시아는 13일(현지시간) 대만의 대형 반도체 설계업체 알칩 테크놀로지가 중국 군대 지원 의혹으로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이티움과의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알칩은 대만 상장회사로 파이티움에 반도체 설계 서비스와 지식재산을 제공하고 TSMC에 반도체 외주 생산을 의뢰해왔다. 파이티움은 개인용 컴퓨팅 장치 뿐 아니라 슈퍼컴퓨터에 사용할 수 있는 중앙처리장리릋 개발, 중국의 반도체 자립도를 높여왔다.

알칩의 이런 결정은 다분히 미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파이티움은 작년 알칩 매출의 39%를 차지했다. 파이티움과의 거래 중단으로 알칩의 매출은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니 선 알칩 최고경영자(CEO)는 13일 투자자들에게 “우리 고객이 블랙리스트 목록에 추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알칩이 매우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TSMC도 알칩과 마찬가지로 파이티움과 거래를 중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TSMC가 중국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업체인 파이티움 반도체 생산 주문을 더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파이티움은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 TSMC와 거래가 끊길 경우 존폐 위기를 맞을 수 있다. TSMC는 앞서 주요 고객이었던 중국 정보통신기술(ICT)기업 화웨이와의 거래도 끊었다.

폴 트리올로 유라시아그룹 글로벌기술정책 총괄은 “미국이 대만과 TSMC를 압박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중립을 지켜왔고 모두를 위한 파운드리 업체가 될 것이란 TSMC 전략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TSMC 매출의 60%는 미국에서 발생했고 중국은 20%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무시할 수 없다. 트리올로는 “중국의 기술회사들이 TSMC의 고급 노드의 거대한 성장 원천인 최첨단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TSM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미국, 중국 중간에 끼어 곤란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엔 TSMC가 화웨이에 판매한 칩이 중국 미사일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TSMC는 피닉스에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F-35 스텔스 전투기에 사용되는 TSMC 칩 등이 미국 내에서 제조되길 원하고 있다.

수쯔윤 대만 군사 싱크탱크 국방안보연구소 부연구원은 “중국과 대만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기술 기업들이 미국 편을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 뿐 아니라 미국과 국가 안보 이익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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