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밀항이었으면"...완도 실종가족, 끝내 주검으로

  • 등록 2022-06-29 오후 2:54:02

    수정 2022-06-29 오후 2:54:0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10) 양 일가족이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29일 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낮 12시 20분께 조 양 가족이 타던 아우디 차량의 인양을 마쳤다. 차량 내부에선 탑승자 3명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운전석 발견 시신은 성인 남성으로 안전벨트를 착용했고, 뒷좌석 시신은 성인 여성과 여아로 안전벨트를 미착용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속 의복이 같다는 점에서 조양 가족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던 조 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조 양 학교에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며 신청서를 냈다. 신청 기간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였다.

그러나 조 양 가족은 아닌 지난달 25일부터 제주가 아닌 완도의 한 펜션에 머물렀으며, 같은 달 30일 밤 어머니가 축 늘어진 조 양을 등에 업고 펜션을 나서는 CCTV에 잡힌 뒤 행적을 감췄다.

이어 31일 오전 1시를 전후해 20분 간격으로 조 양과 조 양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각각 꺼졌고, 오전 4시께 송곡항 인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조 양의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이가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 가운데 조 양 아버지가 주변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 양 아버지가 가상화폐에 투자해 돈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주변인의 말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통신과 금융 계좌 기록을 분석한 경찰은 조 양 부모가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수면제와 루나 코인을 검색한 이력을 확보했다.

루나 코인은 지난달 말 일주일 사이 가격이 97% 떨어지는 등 폭락 사태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후 경찰은 신고 7일 만인 전날 오후 송곡항 앞바다에서 조 양 아버지가 몰던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탑승객 유무와 신분 등은 곧바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차라리 차 버리고 밀항한 거 였으면 좋겠다”, “제발 극단적 선택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애는 무슨 죄가 있나”라는 등 누리꾼의 안타까운 바람이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비극적 결말로 향해가자 일부 누리꾼은 “개인사가 아니라 사회문제”라고 주장했다. 조 양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부근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한 뒤 조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사망 원인을 아직 예단하긴 이르다. 경찰은 사체 검시와 검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의뢰를 거쳐 생활고와 연관이 있는 지 등 명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아우디 차량도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다른 사고 흔적이나 고장 여부 등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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