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과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첨단산업 패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제하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에겐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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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이른바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며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LFP 배터리와는 거리를 둬왔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으로 화재 위험은 낮지만, 삼원계 배터리보다 낮은 에너지 밀도로 주행거리가 짧아 시장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독일 벤츠와 폴크스바겐에 이어 지난달 미국 포드가 중국산 LFP 배터리 도입을 선언했다”며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배터리 공급량도 수요 대비 부족하다는 판단에 LFP 배터리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67GWh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성장했다. 반면 니켈코발트계 배터리 수요는 53% 증가에 그쳤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계로 꼽혔던 LFP 배터리 에너지 밀도도 기술 개발을 통해 개선되는 추세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은 최근 LFP 배터리를 고도화한 ‘리튬망간인산철’(LMFP) 배터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회 충전으로 100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CTP(Cell to Pack) 배터리도 개발해 내년 양산 계획을 잡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추세에서 저렴한 LFP 배터리를 찾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이 중국 배제를 위해 자국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세금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겐 시장 선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