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좋아요’ 추가…2030은 "메신저를 왜 자꾸 SNS화 하나"

광고수익 직결되는 체류시간 때문
노프라이빗공간에 프라이빗한 기능 넣으니 상충
번호만 알면 다 볼 수 '메신저' 카카오톡에
기본 프로필은 '공란', 가족·친한 지인은 '멀티프로필' 하는 2030
SNS화 심해지면 다른 메신저 사용하겠다는 반응도
  • 등록 2022-08-17 오후 1:41:08

    수정 2022-08-22 오전 8:08:20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올 하반기 예정돼 있던 카카오톡 프로필 좋아요 기능 추가가 논란이다. 메신저로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SNS화 개편 소식을 반기는 반응은 찾기 힘들다. 공개 대상을 설정할 수 있는 SNS와 달리 카카오톡은 번호만 알면 누구나 내 프로필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본 프로필을 비워두고 가족과 가까운 지인을 멀티 프로필로 옮기는 직장인들도 있다. 카카오톡에 좋아요 기능이 추가돼 SNS화 되면 메신저 기능에 충실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4일 카카오 2분기 실적발표에서 남궁훈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 하반기에 카카오톡 프로필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메신저 역할에 인스타그램과 같은 상호작용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프로필 내 공감 인터렉티브 기능을 모든 이용자에게 강제 적용하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선택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카카오가 이 같은 카톡 개편을 하려는 이유는 높은 이용률 대비 낮은 체류 시간 때문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소셜미디어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카톡은 이용 빈도에선 일 평균 접속 횟수 8.6회로 1위를 차지했지만, 1회 평균 이용 시간은 유튜브가 50.3분으로 가장 높았고 틱톡(32.8분)과 네이버 (25.4분), 인스타그램(18.2분)에 뒤진 13분에 그쳤다.

사진= 오픈서베이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2


체류 시간은 수익과 직결된다. 이용자들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카톡 내 광고 사업인 비즈보드 노출도 늘어나면서 광고 수익이 증가한다.

2030 세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다. 메신저 기능에만 충실하지 자꾸 SNS 화 되면 다른 메신저를 이용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K씨(28)는 업무 특성상 명함 교환할 일이 많아 카카오톡 기본 프로필을 아예 공란으로 뒀다. “업무상 만난 사람들도 다 볼 수 있는 메신저에서 '좋아요' 수까지 신경 써야 하나. 그게 싫어서 SNS도 더 이상 사용 안 하는데.”라고 언급했다.

카카오톡의 '좋아요' 기능 추가가 축하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취지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대학교 교직원 P(29)씨. “생일 알림이 떴을 때 일일이 다 챙겨 주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내 생일 알리는 기능도 해제했다. 근데 축하를 위해 '좋아요' 기능 추가라니. 단순 메신저인데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지면 사용하기 싫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계사 E(28)씨는 SNS는 계정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어 팔로워들만 게시글을 볼 수 있지만 카카오톡은 회사 사람들이 다 볼 수 있지 않냐며 “나한테 좋아요 눌러주면 나도 꼭 좋아요 눌러줘야 할 것 같고, 타인이 내 프로필에 좋아요 몇 개가 눌려 있는지 확인하고 언급하면 진짜 성가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는 “메신저로 이용하는데 SNS 기능을 더 부각할수록 SNS 유저만 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텔레그램이나 라인 같은 다른 메신저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19년도에 '좋아요' 수가 표시되지 않는 피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진을 게시한 이용자에게는 '좋아요' 수가 보이지만 다른 이용자에게는 총 하트 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테스트를 실시 한 배경에는 소셜 네크워크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공론화되고 있었다. 지금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수 공개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전문가는 타인의 즉각적인 평가에 대한 문제를 얘기한다. 명우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고 내 가치를 스스로 줄 수 있는 게 익숙한 사람은 피드백에 흔들리는 게 적다. 대인관계 민감성이 높다면 타인의 반응에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대인관계 민감성은 유전적인 원인도 일부 있지만 살아온 환경 영향이 더 크다. 우리 사회는 상당히 경쟁적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타인에게 받는다. 자신을 스스로 판단하고 자기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기다려 주기보다, 타인이 '잘했다, 못했다'를 빨리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이나 비난에도 개의치 않는 것보다 타인의 반응에 감정이 요동치는 대인관계 민감성이 있는 비율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또, 게시글 공개 그룹을 선택할 수 있는 SNS에 비해 카카오톡은 번호만 알면 누구나 내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어 프라이빗한 부분을 넘어선다는 점을 짚었다. 받는 '좋아요' 수와 '좋아요' 리스트는 상당히 프라이빗한 부분이라 이 부분이 상충한다는 것. 명우재 정신의학과 교수는 “상당히 외향적인 사람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많이 겹치더라도 부담이 안 되는데, 그게 아닌 사람한테는 어려운 문제”라며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인 대인 관계가 확립되기 쉽다. 내가 만나서 편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리를 두게 되고 가족이 더 중요해지는데 이런 경우엔 메신저의 SNS 화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이러한 관계 정립을 해 나가야 하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테스크로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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