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물가 예상보다 낮아질 것…성장세는 유지"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1.50%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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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8-08-31 오후 12:35:40

    수정 2018-08-31 오후 1:21:56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서울 세종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전망치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우리 경제가 잠재 성장률 수준의 흐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고용지표 나쁘고 소비자 심리도 빨리 꺾이고 있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이는 것 아니냐는 예상 어떻게 보나.

△성장이든 물가든 경제 흐름 상에는 상방리스크와 하방리스크가 양방향으로 존재하는 게 늘 있는 현상이다. 하방리스크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고용 부진은 성장을 낮추는 리스크다. 반면에 상방리스크도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 운용이나 추후 기업의 투자확대 계획 등은 경기를 위쪽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7월달 전망할 때에 비해서 하방리스크든 상방리스크든 불확실성 정도가 커진 게 사실이다. 어느 것이 딱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런 것을 면밀히 점검해서 정책을 운용하는 데 신중을 기해나갈 생각이다.

-금리인상 실기론이 있다. 그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작년 11월 금리를 올리고 그 후에 완화 정도를 줄이겠다는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언급했지만 사실상 그 이후에 대내외 여건, 특히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생각보다 급속도로 커진 것이 사실이다. 연초부터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현실화하고 4월에는 신흥국 금융 불안이 터져나왔다. 또 미중 무역분쟁이 한층 심화된 게 6월이었다. 연초부터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불확실성의 전개 방향을 더 지켜보고 나온 데이터를 살펴보고 신중히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앞으로도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까지 고려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낮은 편이다. 전기세 인하 외에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물가를 낮출 요인이 있었나. 전기 인하가 물가를 얼마나 낮출 것으로 추산하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 머무르는 것은 아무래도 정부 정책의 영향이 상당 부분 컸다. 전기료 외에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있었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도 있었다. 정책에 따른 물가 하방 효과가 적지는 않았다. 구체적 숫자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부분 소비자 물가 상승을 낮추는 측으로 작용했다. 전체 레벨은 낮아졌지만 앞으로의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환율 상승 영향이 작용할 것이다. 물가의 경우 기저효과 등 종합해서 보면 1%대 후반 수준으로 4분기에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의 정책 영향으로 상승 속도는 7월보다는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전망할 때 고용상황이 나아지면서 연간 취업자 수가 18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향조정 해야 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고용상황 어떻게 평가하나.

△7월 취업자 증가 폭이 5000명에 그치면서 고용 상황이 상당히 부진하다. 일부 업종의 업황이 부진하고 구조조정이 있었다. 여러가지 구조적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실적이 예상을 밑돌기 때문에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7월에 본 18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망치는 10월에 다시 제시하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이 대외불확실성 요인이다. 내외금리차 확대가 자본유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어디에 무게 두나.

△다양한 대외리스크 요인으로 불확실성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롯한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은 미 달러화 강세, 내외 금리차 확대를 초래해서 신흥국 자본유출을 촉진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전개 속도에 따라서 적잖은 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정부가 고용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한은이 고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할 때 고용상황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나.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 진행상황은.

△정부 경제정책 운용이나 앞으로 경기 흐름 판단에 있어서 여러가지로 고용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만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고용은 직접적으로 고려한다기보다는, 고용이 경기라든가 다른 여타 변수에 미치는 영향으로 파악을 하고 있다. 경기상황 평가를 통해서 고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 한국은행 목적조항에 고용을 넣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고용안정을 한은 목적에 추가하는 법안을 냈고, 일부 학자들도 한은이 이제부터 고용 안정을 목표로 설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거기에 따른 입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고용을 설립목적에 두는 것에서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회 출석 당시 향후 정책 여력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부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선제적으로 조정할 수 있나.

△정책여력을 언급한 것은 질의 답변 과정에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답변한 것이다. 고용을 비롯한 일부지표 부진하게 나오고 대내외 여건이 안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어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리스크가 다 높아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경기가 7월에 봤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집값이 상당히 올랐다. 시중 유동성과 주택시장 수급 중 어느 쪽을 더 무게 있게 보나.

△주택가격이 최근 높은 오름세다. 그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수급 불균형, 일부 지역의 개발 계획, 거기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 확산,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어느 요인이 더 크다고 단정적 말하기 힘들다. 유동성이 요인 중 하나인 것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빠른 상승은 지자체 개발계획이 크게 작용했다. 요인별로 더 크다 말할 순 없고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금융안정 차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그에 맥락을 같이 한다

-한은이 전망하는 경제성장률 2.9%이다. 10월에 하향조정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보나.

△2.9% 조정한다고 미리 전제해서 말씀드릴 순 없다. 여러가지 짚어보고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흐름을 이어가지 않겠나 본다. 물가가 여러가지 요인에서 낮은 수준 머무르고 있지만 물가도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금리인상 여부 전망하는 데 있어 고용부진 집값상승의 논리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리변동이 이 문제 해결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논리도 있다. 금리정책으로 얼마나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통화정책이 주택가격 쪽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느냐는 어려운 문제다.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은 총수요를 안정화시키는 수단이다. 총수요 정책이기 때문에 총공급 측면, 또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버냉키 의장 같은 경우도 통화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했던 것처럼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고용부진이라든가 주택시장 과열 문제에 있어서 그 중에서 경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면 그와 관련된 부분은 대응할 수 있고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금 현재 고용과 주택 문제는 경기 요인보다는 구조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서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고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가계부채 증가세 이어지고 서울 중심으로 집값세 상승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금융불균형 누적에 대해서 언급했고 금리인상 근거 중 하나도 금융불균형 누적 축소였다. 금융불균형 누적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 수 있나.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라든가 또 시장금리 상승 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계부채가 금융의 소위 말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차주의 소득이라든가 차입자의 자산에 비춰본 상환능력이 견실하고, 금융기관 재무건전성 양호해서 현 시점에서 볼 때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렇지만 가계부채 총량 수준이 여러가지 잣대를 가지고 보더라도 이미 높은 수준에 와 있고,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금융불균형 정도가 계속 쌓여가고 있다는 점은 저희들이 부인하기 어렵다. 어느 시점에 가서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는지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금융불균형 더 이상의 축적은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이 노력해야 한다.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도, 금융안정이 하나의 목적으로 돼 있는 점 감안하면,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 높아졌다.

-청와대 금리정책 개입성 발언에 채권시장도 널뛰었다. 최근 채권시장도 동결분위기로 갔는데, 시장의 통화정책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이 있고 나서 시장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고 채권금리 변동성이 높아졌다. 발언의 배경을 파악해보면,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큰 고려 없이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그 자리에서 나온 원론적인 의견이고 통화정책 방향을 암시하거나 개입하거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언급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간혹 이런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그에 따라 통화정책 중립성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나라경제를 보고 판단하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고용부진 원인 관련해서 한은은 구조적 요인에 중점 두는 것 같다. 시장 측에서는 다르게 보고 있는 것 같다.

△고용부진의 원인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은 금년만의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금년에도 큰 구조조정 있었다. 군산지역이라든가, 그에 따른 협력업체 영향이 여전히 크다. 그 사이에 그 전부터 인력을 대체하는 자동화 투자가 올해 중에 그 이전보다 자동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최저임금도 비용요인을 통해서 고용을 조정하려는 유인을 높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금년 큰 폭 인상돼서 계량적으로 어느 것이 더 크게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코스트 푸시를 통해 최저임금이 고용에 부정적 요인을 준 것은 맞는데, 그 정도에 대한 판단은 딱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서비스나 자동차 조선 쪽의 업황 부진, 서비스업에서 해외여행객 급감에 따른 부진이라든가 하는 게 상당 부분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연내 인상에 대한 깜빡이 끈 느낌이다. 국고채 3년물이 5bp 하락했다. 연내동결 반영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오버슈팅인가.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린스펀 의장이 “내 뜻을 정확히 알아들었다면 내가 말을 잘못한 거다”라고 했는데, 5bp 하락해서 금리인상 기대감 약화됐다고 했는데, 경기 물가를 말했지만, 불확실성 짚어봐야겠지만, 잠재수준 성장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 머물러 있지만 조금 시간이 갈수록 점차 1%대 후반으로 갈 거라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도 짚어보지만 금융안정상황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었다. 그 정도 확인해드리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연준과의 정책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불안요인 사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외금리차 확대도 우려한 바 있다. 여러 가지 물가나 이런 것들을 10월에 하향조정한다면 10월 11월 금리인상이 어렵다고 보고, 내년으로 넘어가면 사실상 2분기나 돼야 인상 검토분위기 아닌가 한다. 반면 연준은 9월 12월 인상가능성 있고 내년에도 갈 것 같다. 한미 금리차가 100bp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어 보인다. 어느 정도 용인 가능한가.

△기존에 저희들이 입장에서 바뀐 것은 없다.

-현재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과 물가목표 수준 갈 거라고 했다. 금융불균형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7월 의사록을 보면 2~3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올리는 쪽에 긍정적으로 표명했다. 그런데 지금 기자회견 들어보니, 구체적인 인상 시그널이 없어 보인다. 10월 11월 두 번 남았다. 어떤 게 충족돼야 하나.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목표수준 물가가 수렴하는 경우에는 완화 수준을 줄이겠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그 스탠스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현재 잠재수준 성장세가 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짚어보겠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곧바로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더 신중히 짚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물가는 분명히 낮아졌지만, 그런 것을 감안해서 물가를 보고 있다. 낮아지긴 했지만 7월 전망보다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1%대 후반으로, 지금보다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조금 더 짚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안정에 대한 필요성은 좀 더 높아지고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러면 10월이냐 11월이냐 답을 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그 답은 어렵다. 기존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바뀐 게 아니다. 성장세와 물가흐름을 좀 더 짚어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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