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1일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 반대 사전공시를 통해 행사 방향을 예고한 기업들의 주가는 유의하게 하락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내부경영자와 내부경영자 우호지분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민연금 반대의견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이 사전공시한 96개 기업중 유가증권시장에 소속된 89개 기업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의결권 반대 사전공시 기업은 40개, 의결권 찬성 사전공시 기업은 40개사로 확인됐다.
반면 찬성 공시기업의 경우 주가에 0.33% 수준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분석기간을 10거래일로 늘릴 경우에도 의결권 반대 사전공시 기업의 주가는 2.22% 하락했다.
임현일·이윤아 부연구위원은 “지난 3월 국민연금이 의결권 반대 사전공시를 통해 행사방향을 예고한 기업들의 주가는 유의하게 하락한 것으로 관찰된다”며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통해 해당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내부경영자와 우호지분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시장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해당기업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주가는 유의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 측면에서 더 확대돼야 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임현일·이윤아 부연구위원은 “지난 3월 대한항공(003490) 사례를 통해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이 지지된 경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며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면 시장 참여자들은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국민연금의 의결권 반대 안건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 안건이 다수를 차지했다. 40개 기업에서 82건의 반대 안건이 사전공시됐고, 임원선임 및 보수한도 관련 안건이 전체 반대안건의 87.8%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