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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안 들려, 하…” 숨진 새내기 간호사의 생전 메시지

  • 등록 2021-11-24 오후 2:11:26

    수정 2021-11-24 오후 2:11:2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어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귀 한쪽이 안 들리더라” 경기도 의정부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새내기 간호사가 생전 지인들에게 한 말이다. 이 간호사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한 병원에서 입사 9개월이 되던 무렵 23살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23일 MBC에 따르면 숨진 간호사 A씨는 지난달 동료에게 “어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귀 한쪽이 안 들리더라” “의사 선생님이랑 상담했는데 우울 지수가 높아서 팀장에게 말했대”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이 메시지를 보낸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지난 7월 급여명세서에는 한 달에 10만 원씩 지급되는 식사비 중 고작 4200원을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다. 그는 생전 동료에게 “진짜 오랜만에 밥 먹어봤다”라고 보내기도 했다.

A씨는 이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20명이 넘는 환자를 혼자 담당해야 했다. 동료 간호사 B씨는 “전체 환자 수가 전 병상이 찬다고 하면 44명이다. 혼자서 44명 처치를 다 해야 하니까, 너무 뛰어다녀서 발목이 좀 이상해졌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A씨가 생전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사진=MBC 캡처)
A씨는 또 업무를 익히는 과정에서 이른바 간호사 가혹행위인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을 당했다. 그는 동료에게 “선배 간호사에게 엄청 혼나 울면서 나왔다. 일하지 말고 나가라고 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결국 병원을 그만두고자 상사에게 퇴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상사는 근로계약서를 내세워 이를 거절했다. 상사가 내밀었던 근로계약서에는 퇴사 시 두 달 전에 통보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병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유족 측은 A씨가 12월 초 그만두겠다는 의사 표현이 거부당하자 심한 좌절감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료 간호사는 “그 전날에도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너무 해맑게 했다.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다”라며 “지금도 솔직히 안 믿긴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해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A씨가 팀장과 상의했을 뿐 사직서를 내진 않았고, 실제 퇴직을 원하면 모두 받아줬다”라며 “진상 규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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