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갈등을 빚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대표를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분”이라며 치켜세우며 갈등 봉합을 위해 전면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들과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늘 이 대표와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오늘도 사실 일정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려고 했는데 (이 대표가) 다시 또 장소를 옮긴다 하고, 안 만나겠다고 선언을 했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본인이 오늘 아침 인터뷰한 것도 제가 봤는데 하여튼 만나고 싶다”며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윤 후보는 선거 당사자인 후보가 이 대표와의 갈등 봉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을 이어갔다. 선대위 내부 인사들 중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 대표가 홍보비를 빼돌리기 위해 홍보 업무를 맡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는 데 대해서 윤 후보는 “그런 얘기를 들은 사실이 없다.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어떤 소문을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제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 측에서 이미 결정한 사안을 이 대표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당 대표를 패싱했다는 논란에도 반박했다. 윤 후보는 “홍보 미디어 분야는 광고 기획사 또는 방송사의 전문가를 위촉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말씀과 함께 몇 분에 대한 의견도 드렸다”며 “홍보미디어 부문을 맡을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 했더니 (이 후보) 본인이 직접 직할하겠다 해서 즉석에서 그 일을 맡겼다”고 해명했다.
30대 당 대표를 무시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이 대표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를 만날 때마다 그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제가 늘 감탄한다. 만날 때마다 공부가 되고 새로운 걸 많이 배운다”며 “나이는 젊어도 당 대표를 맡을 자격이 있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런 젊은 당 대표와 함께 대선 후보로서 대장정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이날 오후 2시40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출발해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