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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는 日 웨이퍼 의존
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2017년 기준)은 신에츠화학(27%)과 섬코(26%) 등 일본 양대 업체가 53%를 점유하고 있다. 이어 독일 실트로닉스(13%), SK실트론(9%) 등의 순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일본 업체들로부터 웨이퍼의 절반 가량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실트론으로부터 받는 웨이퍼 물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국내업체 비중이 높지만,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물량을 일본 등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의 필수적인 소재로 표면이 반도체 정밀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도로 평탄해야 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반도체 등 주요 제품 가운데 미세공정 난이도가 높은 최첨단 제품엔 품질이 우수한 일본산 웨이퍼를 쓰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웨이퍼 자급 논의…8년 지났지만 1곳만 생산
일각에선 웨이퍼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 위험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웨이퍼 수급은 우리 수출 주력 상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업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웨이퍼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재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메모리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기도 했다. 그 결과 D램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현재의 ‘빅(BIG) 3’ 체제로 재편이 가속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외 변수로 인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위기가 올 때마다 웨이퍼 등 소재 경쟁력을 키우자는 주장은 매번 나오지만 실제 투자 결정은 쉽지 않다”며 “각 국가별로 공급망을 이뤄 분업화된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국내 업체만 바라보고 시설 투자를 늘리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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