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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스마트워치가 ‘헬스케어’ 시대를 연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1위 업체 애플이 국내에서 배란주기 측정 서비스 시작을 검토하고 있고, 삼성전자(005930)도 온도 측정 기능을 활용할 새로운 솔루션을 물색 중이다. 몇년 새 건강관리 기능을 하나둘 접목하고 있는 스마트워치가 의료기기 영역까지 외형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최근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총괄과에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문의했다. 규제샌드박스라는 국내 제도의 전체적인 내용과 절차 등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코리아 측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워치 ‘애플워치8’, ‘애플워치 울트라’에 들어간 배란주기 측정 기능의 국내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규제샌드박스 신청까지는 아니고, 제도 전반에 대한 문의만 했다”며 “내부적으로 규제샌드박스 신청할지 검토하기 위한 문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코리아가 규제샌드박스를 검토하고 있는 배란주기 측정 기능은 ‘애플워치8’의 온도 센서를 활용해 체온 변화 패턴을 추적, 여성의 배란일을 측정하고 생리주기를 추적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애플은 ‘애플워치8’ 글로벌 공개 당시, 이 기능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2급·잠재적 위험성 낮은 제품)을 받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는 만큼 최대 세 달이면 결정이 되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려는 시도”라며 “애플이 최근 들어 국내 시장에 신경을 쏟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26%)를 차지하고 있다. 2위 삼성전자(12%)와도 큰 격차다. 때문에 애플의 스마트워치 헬스케어 기능 확대는 전체 시장에 큰 파급 효과를 줄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애플의 배란주기 측정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스마트워치 및 헬스케어 시장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5’에 온도 측정 센서를 탑재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온도 측정 센서를 통한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워치가 ‘손목 위 작은 헬스케어 기기’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 하반기 나올 차기 ‘갤럭시워치’에선 삼성전자만의 새로운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배란주기 측정 기능 자체가 결국 체온 측정 패턴을 통해 감지를 하는 것이어서 근본적인 기술은 삼성전자도 있는 걸로 안다”며 “다만 온도와 체온 측정은 큰 차이가 있고,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는지가 중요한 만큼 삼성에선 미리 성급하게 뛰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워치 기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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