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家, 경자년 키워드는 ‘IB·해외·디지털’

연말 인사·조직개편 단행…IB부서 확대
대형·중소형사, 먹거리 찾아 해외 ‘러시’
디지털부서 신설…리서치센터 축소로 역량 집중
  • 등록 2019-12-31 오후 10:00:40

    수정 2019-12-31 오후 10:00:40

서울 여의도에 밀집해 있는 증권사 사옥들.(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증권사 인사와조직개편에서 나타난 올해 키워드는 투자은행(IB)과 해외진출, 디지털 강화다. 증시 부진으로 전통적인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주식중개) 부문에 기대를 걸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IB와 해외에 자원을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거래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관련 부서를 신설하거나 확대개편하는 곳이 잇달았다.

IB출신 승진 ‘눈에 띄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증권사부터 중소형사들은 내년에도 IB부문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위주에서 IB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IB그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그룹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부문의 5개 본부 체제는 2개 그룹으로 재편한다. 전통 IB 영역으로 불리는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위주의 기업금융,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IB1~3본부는 IB그룹에 속한다. 기존 부동산금융과 대체투자본부는 함께 묶어 PF그룹에 포함시켰다.

미래에셋대우는 그간 IB를 떠나 있던 박희재 상무를 기업금융2본부장에 다시 앉혔고 ECM 본부장에는 성주완 상무를 발령내면서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9조원을 돌파했지만 정통 IB 부문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KB증권에 다소 뒤쳐졌던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쇄신 카드’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도 기존 IB그룹을 IB 1그룹과 IB 2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회사 관계자는 “IB 1그룹은 은행과의 One IB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IB 2그룹은 하나금융투자만의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초대형 IB를 준비하는 조직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승진 인사를 통해 높아진 IB 위상을 알리는 곳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이번 부사장 승진자 3명 중 이세훈 IB본부장과 여은석 프로젝트금융본부장 2명을 IB 출신으로 채웠다. IB부문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키움증권(039490)도 상무보 이상의 임원진 승진자 8명 중 5명이 IB 인력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도 IB사업 확대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소규모 개편을 통해 IB솔루션팀이나 상품감리팀 등 부서단위 팀을 몇 개 만들어서 IB 확대나 상품사후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대체투자 전담 신디케이션(Syndication) 본부를 IB1사업부 내에 신설하고, IB2사업부 산하 조직을 확대하면서 IB사업부 전문화를 추진했다. KB증권도 ‘리츠사업부’, ‘리츠금융부’, ‘해외대체투자1,2부’를 신설하며 IB부문 전문성 제고에 역점을 뒀다.

이밖에 유진투자증권(001200)은 IB본부를 IB부분으로 격상시켰으며, 유안타증권(003470)은 IB부문 내 종합금융본부 등을 만들었다. 한양증권(001750)은 특수IB2부를 신설하는 등 IB 관련 부서를 더 늘렸다.

너도 나도 해외로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영업만으로는 실적 성장을 꾀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10개국 14개 거점을 통해 국내 상품을 해외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시장 거래 브로커리지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 홍콩,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들의 실적 개선이 올해 자기자본 9조원 돌파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이만열 글로벌부문 대표가 올 연말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송상엽 인도네시아법인장과 박원상 베트남법인장이 해외영업 개선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했다.

NH투자증권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 특히 해외투자 자산 3분의 1을 중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힐 만큼 중국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현재 이 증권사는 NH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중국 공소집단유한공사와 합작사 설립 추진을 진행 중이다. 또 중국 현지 법인과 상해사무소를 설립해 인력을 파견하고, 홍콩 법인을 아시아 중심 거점인 헤드 오피스로 격상시켰다.

KB증권은 베트남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증권사는 KB증권 베트남(KBSV)으로 정식 출범한 이후 현지화에 성공하며 상위 10위권 증권사로 성장했다.

아울러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베트남 현지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 보호’ CCM 첫 도입

증권사들은 디지털 부서를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1월 1일자로 디지털 전담본부 신설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우선 디지털 사업 본격화를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본부를 만들기로 했다”며 “DT 본부는 미래 수익 창출 비즈니스 모델 기획과 챗봇·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기반 신사업 기획, 전사 프로세스 혁신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디지털 분야를 강화했다. 원래는 솔루션총괄에 마케팅, 플랫폼 위주로 조직이 구성돼 있었는데 기획과 마케팅 기능을 포함한 디지털영업본부를 만든 것이다.

증권가는 금융 소비자보호 강화에도 나섰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강화된 금융사 소비자보호 규준을 도입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형사들은 최근 인사를 통해 독립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독립 CCO직을 만들었다. 금융소비자보호팀을 본부로 승격시키고 정유인 본부장을 CCO로 선임했다. 하나금융투자도 기존에 겸직 체제로 운영하던 준법감시인과 CCO을 분리시켜 금융소비자보호를 한층 강화했다.

NH투자증권도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CCO부문을 따로 빼서 독립 본부를 만들고, 양천우 상무를 CCO로 선임하는 인사도 실시했다.

이 증권사는 또 내년에는 WM분야를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영채 사장의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전략본부에 오래있던 김정호 상무를 WM사업을 지원하는 Advisory솔루션총괄로 발령냈다”며 “그간 IB를 강조해왔다면 내년에는 WM부문을 더 강조하는 차원의 인사이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고객 자산 증대를 위해 WM그룹내 BK추진본부와 금융상품추진본부를 신설해 기능별 지원조직을 구축했다. KB도 고객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 독립본부인 ‘투자솔루션센터’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신탁, 투자일임 조직을 통합 편제하고, 향후 성장 사업영역인 외부위탁운영관리(OCIO), 기금형퇴직연금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직원들을 즉각 배치해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혁신실을 만들어 업무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는 리서치센터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B부문 지원 강화를 위해 리서치센터 조직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20여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 연말 리서치센터장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들도 센터장 선임에 따라 애널리스트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체투자 관련 인력을 늘릴 예정이다. 회사 측은 “리서치센터에서 대체투자 분야를 담당할 애널리스트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에 밀집한 각 증권사 사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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