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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변호했던 27년전 ‘가정폭력’ 사건

  • 등록 2020-10-23 오후 3:12:31

    수정 2020-10-23 오후 3:12:31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40년간 아버지게 가정폭력을 당한 어머니를 보고 분노한 아들은 둔기로 아버지를 내려쳤고, 그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는 둔기로 남편의 숨을 끊었다. 판결은 어떻게 나왔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울산지법 형사11부(부장 박주영)는 7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아버지 김모씨(69)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된 아들 김모씨(41)에게 징역 7년을, 어머니 송모씨(65)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어머니에게 징역 12년을, 아들에게 징역 2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모자가 거동이 불편하고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40년간의 가정폭력이 이 사건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이는 점, 유족 등 주변 인물들 모두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참작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23일 YTN라디오 ‘양소영의 상담소’에서 “살인죄는 사형과 무기정역까지 나올 수 있는데 아내에 대해 집행유예가 나왔다. 집행유예라 아내는 석방됐고 아들은 존속살인죄인데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높은 형량은 아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상당히 경한 형이 나왔다”라고 봤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려서 배우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경우, 정당방위로 인정한 적 없다. 외국은 무죄로 석방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8년 아내가 37년간 남편의 극심한 폭력에 시달렸다. 아내가 만삭일 때도 남편은 삽으로 아내를 폭행했다. 남편이 돌로 아내를 친 후 제 풀에 쓰러졌다. 그때 아내가 이성을 잃고 돌로 남편을 쳤다. 남편은 사망했다. 이 사건은 정당방위 요건이 거의 갖추어졌다. 하지만 우리 법원에서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살인죄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1993년 부산에서 발생했던 가정폭력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14년 동안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가 있었다. 남편이 흉기로 아내에게 가정폭력을 행사했다. 아내가 남편의 칼을 뺏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1심은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아내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고 했다.

이어 “이때 이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니까 무죄 석방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많은 변호사들이 무료로 변론을 하게 됐다. 그때 항소심을 맡은 변호사가 문재인 대통령이다. 당시 인권변호를 하셨는데 당시에 열심히 변론을 하셨다. 그래서 정당방위가 반드시 인정되어야 한다.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 절박한 위기와 공포에 놓여 있는 사람이 어떤 다른 선택을 하겠느냐. 이렇게 변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변론요지서에 “피고인은 칼을 빼앗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절박한 공포 속에서 피해자에게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하여 칼을 뺏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심 판결은 (피고인이) 극심한 폭행에 시달렸으니 상대방에게 증오감을 품었을 것이고, 그 증오감이 살의를 일으켰을 것이라는 식의 추론을 깔고 있다”라며 “절대적 폭력 앞에서는 증오조차 품지 못하며 설사 증오의 동기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게 판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당방위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다만 형량은 1년 감경됐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서 5년 뒤에 가정폭력 처벌법이 제정되는 도화선이 된 사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정당방위가 안 된다고 하는 논거 중 하나가 이혼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이혼이 쉽냐. 이혼 재판이 한두 달에 끝나는 게 아니다. 1~2년 걸린다. 심지어 이혼 재판 중 부부상담 받다가 살해당하는 여성도 봤다. 이런 안타까운 사건은 아내가 가해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해자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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