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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오히려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Micron)과 웨스턴디지털(WD) 등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4일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자국 메모리 및 스토리지 공급업체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를 기록하는 등 ‘큰손’으로 떠오른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하지 못하게 된 마이크론과 WD가 장기적인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HS마킷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2억610만대의 출하량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세계 모바일 인프라 장비 시장에서는 2017년 에릭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에서 31%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같은 성장에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4위의 OEM 반도체 구매 업체로 떠오르기도 했다. IHS마킷은 지난해에만 화웨이가 159억달러(약 18조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정부 규제에 따라 마이크론과 WD가 이미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업체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IHS마킷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표면적으로 화웨이에게 불이익을 주고 미국 기업에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화웨이는 물론 미국 기업에게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