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예견된 파격`…개혁 적임자 vs 코드인사 전형

고검장 건너뛴 파격, 檢개혁·조직쇄신 양수겸장
내부 동요 심화로 조직 내 반발 번질 가능성도
정치권 반응 극명하게 갈려, 철저한 검증 다짐
  • 등록 2019-06-17 오후 2:47:09

    수정 2019-06-17 오후 2:47:09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윤 내정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기 하지나 송승현 기자] 예견된 파격(破格)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한 데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의 핵심은 기수 파괴”라며 이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고검장급이 맡아온 서울중앙지검장 직급을 검사장급으로 내려 윤 후보자에게 맡겼을 때부터 차기냐 차차기냐의 문제일 뿐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얘기다.

특히 문무일(58·연수원 18기) 검찰총장 보다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나 아래인 윤 후보자 발탁을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내부 반발을 잠재우고 검찰 개혁 완성과 적폐 수사 마무리 등 집권 후반기 사정국면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과거 전례대로 선배·동기 기수인 19~23기들이 줄줄이 물러날 경우 검찰 조직이 근간부터 흔들리면서 내부 동요가 겉잡을 수 없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개혁·조직쇄신 `양수겸장`…개혁성 의문도

청와대는 윤 후보자를 지명한 배경으로 검찰 개혁과 조직 쇄신을 내세웠다. 이날 고민정 대변인은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면서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 국정과제인 검찰 개혁의 첫 발을 뗀 문 총장에 이어 검찰 개혁 작업을 마무리 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파격 인사로 청와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물갈이와 (상명하복 등)조직 문화의 자발적 파괴”라며 “검찰 개혁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청와대로선 잃을 게 없는 지명인 셈”이라고 말했다. 검사장을 지낸 다른 변호사는 “대폭 물갈이를 통해 기존 고위급 검사들의 반발을 사표라는 이름으로 무마할 수 있고 남는다 해도 예전처럼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워져 검찰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조직의 근간부터 무너뜨리는 것까지 감수해야는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자가 과연 개혁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관계자는 “원세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국회 국정감사 당시 `조직을 사랑한다`고 한 윤 지검장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라며 “기수 문화 파괴로 검찰 내부 반발이 더 심해질 텐데 임명을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與 “개혁완수 적임자” VS 野 “전형적 코드인사”

정치권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로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사람’임을 몸소 보여준 윤 지검장의 지명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은 날샌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코드 인사 중 가장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며 “독선적 적폐청산을 지속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받들 인물”이라고 깎아내렸다.

다른 야당들은 국회 인사청무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별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개혁적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적임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검찰이 검찰개혁은 물론 지속적인 사회개혁의 추진체가 되어주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향후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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