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김 총재는 8일(현지시각)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지난 9월 물가가 3.6% 오른 것에 대해 "예상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라며 "이달 전망치도 갖고 있으며, 틀려봐야 0.1~0.2% 포인트 오차범위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김 총재의 언급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물가 급등에 대해 수해 등 자연 재해와 추석을 앞둔 농작물 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신흥국 간 환율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김 총재는 "한국이 환율 자체 수준보다 G20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미는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 의존형으로 환율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G20 의장국으로서 자국 이익에 급급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선진국과 신흥국 등이 환율 문제를 놓고 전쟁을 할 수도 있고 서로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의 경우)개방 거시경제에서 환율은 중요한 가격변수지만 환율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G20 의장국이라고 해서 못 한다기보다 리더의 위치에서 성숙한 경제운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총재는 한은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갖고 있냐는 물음에 대해 "초기 본인이 취임할 때 외신이 비둘기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실제로는 아주 전투적인 동물"이라고 말하며, 독립성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는 것이 과거보다 현재가 훼손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금통위원 한 자리가 장기 공석 상태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그는 "미국 금통위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7명이지만, 현재 공백이 있어 5명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금리 결정 등 금통위 운영에 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하고 "인사권자가 결정하는 문제로 코멘트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