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주류업계다. 그 중에서도 세계 공통적으로 유색 유리병을 사용하는 와인과 일부 유색 유리병을 사용하는 위스키는 뾰족한 수를 못 찾고 있다. 유색 페트병으로 판매되는 맥주의 경우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5년 내 대체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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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페트병에 붙은 라벨은 재활용 과정의 불편함으로 환경오염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에 음료업계에선 뜯어 내기 쉬운 라벨 등을 적용했었지만, 아예 라벨을 없앤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시스8.0 ECO는 마신 후 바로 분리 배출할 수 있고 페트병에서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과 라벨 사용량을 줄였다. 분리배출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 효율을 높인 것.
아이시스8.0 ECO은 라벨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명을 페트병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 넣고 상징색인 핑크색을 병뚜껑에만 적용했다. 대신 기존 라벨에 기재했던 제품명,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 정보는 병뚜껑 포장 필름에 인쇄했다.
롯데칠성은 또 지난해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초록색이 상징인 ‘칠성사이다’의 용기를 투명으로 바꿨다. 이는 1984년 제품 출시 이후 35년만이다.
동원F&B와 롯데푸드는 앞서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를 출시하면서 식용유 페트 용기를 초록색에서 투명 재질로 바꿨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참기름같은 경우 직사광선에 약해 쉽게 변질될 수 있어 용기를 바꾸기 힘들지만, 식용유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쉽게 투명 용기로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271560)은 포장재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포장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 기조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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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이 기간 동안 기존 잉크 사용량의 24%에 달하는 27t을 절감했다. 연간 생산량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한해 약 90t에 달하는 잉크 사용량을 절감한 셈이다.
반면 주류업계에선 소주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롯데주류 소주 ‘처음처럼’은 모두 지난해부터 페트병 제품을 초록색에서 투명으로 바꿔 판매하고 있다.
맥주 페트병은 끝내 답을 못찾았다. 맥주는 직사광선과 외부 산소 등에 취약해 페트병이 단순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3중막 다층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대체재를 찾기도 힘들었다.
위스키나 와인도 답을 못찾긴 마찬가지다. 특히 해외에서 병입 후 수입해 오는 위스키와 와인의 경우 한국 시장만을 위해 별도의 라인을 증설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위스키·와인 업계는 현행 포장을 유지하고 환경 분담금을 내는 쪽으로 갈피를 잡았다. 다만 분담금 납부가 계속되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소비자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