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3위 경상흑자에도 팬데믹 때보다 준 상품수지 흑자, 왜?

상품수지 흑자액, 전년동월비 5개월째 감소세
6개월 연속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 웃돌아
작년 12월 무역적자에 상품수지 흑자폭도 줄 듯
배당 등이 이끈 경상흑자, 환율 상승억제 제한적
  • 등록 2022-01-11 오후 3:36:29

    수정 2022-01-11 오후 9:09:4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경상수지가 11월까지 840억달러 흑자를 달성해 2015년, 2016년에 이어 역대 3위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액은 전년동월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무역수지가 2020년 4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적자를 보인 터라 12월 상품수지는 흑자폭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전망한 작년 경상수지 920억달러 흑자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월 상품수지, 무역수지보단 30~40억달러 개선될 듯

한은에 따르면 작년 1~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4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2015년(1051억2000만달러), 2016년(979억2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3위 수준의 흑자 달성이다.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우는 것은 수출, 수입을 통해 유입된 달러 자금, 즉 상품수지 흑자폭이다. 2015년, 2016년 상품수지 흑자폭은 각각 1202억8000만달러, 1164억6000만달러로 상품수지 흑자가 전체 경상수지 흑자를 넘어섰다. 여행·운송 등 서비스수지가 고질적 적자를 보여왔기 때문에 상품수지 흑자를 갉아먹은 영향이다.

그러나 작년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상품수지는 11월까지 누적으로 705억8000만달러 흑자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던 2020년 같은 기간(714억5000만달러)보다 더 줄었다. 작년 수출이 25.1% 증가했는데 수입이 29.9% 증가하면서 수입 증가액이 더 빨라진 영향이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작년 6월 이후 11월까지 6개월 연속 상품수지 내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수지 흑자폭은 작년 7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동월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과 11월엔 감소율이 40%대에 달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액만 제외하면 수출액과 수입액이 비슷한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11월 석유·가스 등 원자재 수입액이 145억4000만달러로 2014년 8월(153억4000만달러)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커졌다.

작년 1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5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12월 상품수지(소유권 기준)도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다만 무역수지에서 해외 현지법인이 직접 생산해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부분을 수출 쪽에서 더하고 운송 및 보험료 등을 수입 쪽에서 빼면 상품수지는 무역수지보다 30억~40억달러 더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장은 “작년 11월 무역수지가 3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상품수지는 59억5000만달러 흑자였다”며 “11월엔 해외 생산 수출 중 중계 순수출이 (24억68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12월엔 어떻게 변했을지 알 수 없어 현 상태로는 상품수지 (적자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전망한 작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 920억달러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월에 78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5년간 2020년을 제외하곤 12월 흑자액이 11월 흑자액을 넘어선 적이 없다. 12월 상품수지가 60억달러 가량 흑자를 내야 하는데 흑자액은 10월, 11월 두 달 연속 50억달러 중반 수준에 불과하다.

(출처: 한국은행)


배당수지 흑자, 국내로 유입 안돼…원화 강세 방어 제한적

경상수지가 흑자라면 그만큼 달러가 국내로 유입돼 원·달러 하락,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에서 원화 가치를 방어할 수 있는 주요 재료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년엔 상품수지 흑자폭이 전년보다 작고 그 대신 배당 등 본원소득수지, 운송수지 등 서비스 수지가 상대적으로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진 해라 원화 강세를 방어하는 데는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원소득수지는 11월 누적으로 186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15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기(156억6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이 10분의 1로 축소됐다. 2000년(8억5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적자다.

한은 관계자는 “상품수지 흑자는 수출업체들이 임금 등을 주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배당수지의 경우 해외에서 배당을 받고 해외 직접, 증권 투자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아 환율 하락 압력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작년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가는 직접순투자(내국인 해외투자에서 외국인 국내 투자 차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접순투자는 11월까지 누적으로 338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를 보였다. 증권 순투자는 129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271억9000만달러)보단 감소했지만 연기금,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는 572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즉, 원화를 달러로 바꾸어 해외 투자하려는 수요가 그 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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