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테러' 나발니 귀국하자마자 체포…美 "즉각 석방해야"

도착 직전 나발니 "5개월 간 최고의 날이다"
'집행유예의무 위반'…공항서 교정당국이 체포
나발니 운명은 29일 러시아 법원이 결정할듯
  • 등록 2021-01-18 오전 10:56:03

    수정 2021-01-18 오후 9:18:40

17일 ‘푸틴 정적’ 나발니와 그의 아내 율리야가 러시아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러시아 정부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며 푸틴의 정적이 된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극물 테러’ 의혹 5개월 만에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러시아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 교정당국에 체포됐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저녁 러시아 항공사 ‘포베다’의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체포 직전 “오늘은 지난 5개월 동안 최고의 날이다”고 말했던 나발니는 공항 도착 직후 러시아 연방형집행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현장 영상에는 나발니가 끌려가기 전 아내 율리야를 끌어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방형집행국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의무를 수차례 위반했다며 체포 이유를 설명했다. 나발니는 지난 2014년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 러시아 지사 등으로부터 3100만루블(약 5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은 현재 연장된 상태다.

나발니는 구금되기 직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모두가 무섭냐고 묻는데 나는 두렵지 않다”며 “내가 옳다는 것을 안다. 나를 겨냥한 모든 범죄 사건은 날조됐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셰레메티예포 공항에 도착한 나발니를 체포하기 위해 출동한 러시아 연방형집행국 요원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다(사진=AFP)
나발니의 체포에 대해 NYT는 “예상된 일”이라며 “이날은 러시아 내부에서 불만이 증가하는 데 따른 러시아 당국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이미지”라고 평가했다. 나발니의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할지 여부는 오는 29일 법원이 결정한다.

국제사회는 나발니 석방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제이크 설리반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며 “러 당국의 공격은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길 원하는 러시아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적었다. 오스트리아 외무부 역시 트윗을 통해 나발니의 구금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시민사회와 정치적 반대는 모든 민주주의 사회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해 8월20일 시베리아 톰스크 공항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돌연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탄 비행기는 옴스크 시에 비상착륙했으며 그는 옴스크 병원에서 머물다 독일로 이송됐다. 18일만에 의식을 회복한 나발니는 퇴원 후 베를린에서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독일 등 서방 정부들은 나발니의 혈액에서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독살 시도의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다(사진=AFP)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를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러시아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지난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보안국이 나발니를 죽이려 했다면 “그들은 일을 끝냈을 것”이라며 “누가 그를 필요로 하겠는가”라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나발니는 거칠고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유명해졌다.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공직자들의 부패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자 SNS 등지에서 엘리트들의 숨겨진 재산 밝히는 등 부패 관료를 거침없이 비난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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