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입자 세계 첫 발견···'연쇄증폭반응'으로 태양전지 효율 높인다

화학연, 미국·폴란드 연구팀과 '광사태 현상' 연구
광변환 효율 1%에서 40% 수준으로 높여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
  • 등록 2021-01-14 오후 12:02:55

    수정 2021-01-14 오후 12:02:55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여주면 물질 내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더 큰 빛 에너지를 대량 방출하는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이 세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일반적인 나노입자가 빛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빛이 증폭돼 자율주행자동차, 태양전지 등 미래 기술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서영덕·남상환 박사 연구팀이 미국, 폴란드 연구팀과 함께 ‘툴륨(Tm)’이라는 원소를 특정한 원자격자 구조를 지닌 나노입자로 합성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한 세기로 쪼여도 빛이 물질 내부에서 연쇄 증폭 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나노입자가 마치 빛이 눈사태를 일으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광사태 나노입자’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현상은 빛이 나노 입자에 여러 번 흡수되면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원자 격자 구조 속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다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광학현상이다.

일반적인 나노 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대부분의 물질에서 하향(下向) 변환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일부 원소의 나노물질에서는 상향(上向)변환이 일어난다. 작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해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하는 것이다.

상환변환 나노물질은 광원으로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다. 측정하고자 하는 시료를 제외한 이물질에 빛이 잘 도달하지 않아 손실이 적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상향변환 나노물질은 광변환 효율이 1% 이하로 낮아 상용화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광사태 나노입자는 광변환 효율을 40%까지 높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과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기존 전지가 흡수·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더 긴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임신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진단키트 등 체외진단용 생명의료 기술, 레이저 수술 장비 등 광센서 응용기술, 체내 삽입용 미세 레이저 기술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서영덕 화학연 박사는 “빛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과 기술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미래 신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며 “바이오 의료분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위성 등 첨단 IoT 분야,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연구나 광소재 등에 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14일자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네이처지 전면 표지논문.(자료=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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