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동물 '태즈메이니아 호랑이', 90년만에 되살린다

호주 연구진, 유전적 유사성 큰 '살찐두나트' 활용
'유전자 가위' 기술로 누락된 DNA 정보 재설계
  • 등록 2022-08-17 오후 2:00:20

    수정 2022-08-17 오후 2:00:20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호주 연구진이 약 90년 전 멸종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thylacine)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36년 사망한 ‘테즈메이니아 호랑이’(thylacine)의 마자막 개체 ‘벤자민’. (사진=NFSA Films 유튜브 캡처)
16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NN 등은 앤드류 패스크 멜버른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호주 연구진이 미국 하버드대가 설립한 생명공학 업체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와 협력해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에서 서식한 코요테 크기의 육식 유대류 동물이다. 몸통에 호랑이와 유사한 검정색 줄무늬가 있어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19세기 유럽인들이 섬에 정착한 이후 가축을 잡아먹는 유해동물로 여겨지며 사냥을 당해 1936년 멸종됐다.

2018년 공개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의 게놈(genome·유전체)에는 약 4%의 정보가 누락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 공백을 다른 유대류 동물 ‘살찐꼬리두나트’(Fat-tailed dunnart)의 게놈 정보를 참고해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살찐꼬리두나트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DNA의 95%를 공유할 정도로 유전적인 유사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크 교수는 “우리는 살찐꼬리두나트의 DNA에서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다른 부분을 파악 중”이라며 “DNA의 특정 부위를 잘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하면 살찐꼬리두나트의 DNA를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와 유사하게 재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태즈메이니아 호랑이의 세포를 최대한 복원한 뒤 인공 배아를 만들어 살찐꼬리두나트의 자궁에 착상시킬 계획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톰 길버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진화생물학 교수는 “살찐꼬리두나트는 태즈메이니아 호랑이보다 훨씬 작지만, 모든 유대류 동물은 쌀알만 한 작은 새끼를 낳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이 멸종위기동물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스크 교수는 “우리가 개발 중인 기술은 코알라 등 다른 유대류 동물들에게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며 “유대류 동물 보존을 위해 이보다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