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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 `이사회 독립성`에 방점…배당정책은 미흡

221개사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자산 상위 10개사 분석해봤더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선임 눈길
가장 많이 개선된 곳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 등록 2020-06-02 오후 1:15:12

    수정 2020-06-02 오후 1:15:1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주요 상장회사들의 기업 지배구조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배당 정책 수립 등에 대해선 미흡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1개사가 2019사업연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를 1일까지 마쳤다.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는 작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됐다. 올해는 금융회사 40개, 비금융회사 171개 등 의무 대상 회사 211개사와 지배구조 보고서를 자율 공시한 10개사 등 총 221개사가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했다.

지배구조 보고서에는 거래소가 정한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에 대한 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의 준수 여부를 O와 X로 표시하고 지배구조 현황과 1년간 달라진 점 등이 담겨 있다. 회사마다 1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데일리가 작년 말 기준 자산 상위 10개사(금융회사 제외)의 지배구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5개 항목 중 평균 10.1개를 준수해 작년(8.6개)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5개 항목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이에 대한 사유를 설명하도록 하는 ‘컴플라이 오어 익스플레인(Comply or Explain·원칙 준수 예외 설명)’ 방식으로 15개 항목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반드시 지배구조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금융사 제외 작년말 자산총액 상위회사 기준, 15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내역 중 준수하고 있는 항목 수 *2020년은 2019사업연도, 2019년은 2018사업연도를 기준으로 함 출처: 한국거래소
◇ 이사회 독립성에 방점..전자투표 도입 등 주총에 신경 더 썼다

기업들은 이사회 독립성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3월 이사회 의장을 사내이사(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 실장)에서 사외이사(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로 변경했다.

SK(034730)도 작년 정관,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했고 실제로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월 1회 이사회 개최를 원칙으로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도 4번의 이사회와 5번의 위원회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올해 임원 보수 책정을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자기자본 1.5% 미만의 투자 중 대표이사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중요 투자 사항을 논의하는 투자전략위원회도 신설했다.

현대차(005380)는 작년 이사회 규모를 9명에서 11명으로 늘렸다. 1명은 독일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으로 현대차 사장(사내이사)으로 임명했고, 나머지 1명은 유진 오 캐피탈 인터내셔널 파트너로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다양성 확대에 주력했다. 2016년엔 제정된 기업지배구조 헌정을 개정해 회사의 전략 방향성과 ESG 개선 필요성을 전문에 반영했다. 현대모비스(012330)도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모두 보수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됐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받는 새로운 주주친화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이 주주권익담당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물산(028260)은 거버넌스위원회 내 사외이사 2명을 주주권익보호 담당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중 1명을 외국인 사외이사로 선정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주주,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키로 했다. 기아차(000270)도 투명경영위원회에서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남상구 고려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그러나 남 사외이사는 사외이사로 재직한 지 7년 3개월이나 돼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는 장기 재직(6년 기준)에 해당해 그 의미가 퇴색됐다.

주총을 통해 주주와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였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은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또 현대차, SK하이닉스,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주주총회 개최 4주 전에 주주들에게 공지했다. 주주들이 주총 안건을 숙지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기업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 배당 정책은 미흡..한화, 15개중 8개만 준수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배당정책에 대해선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전력(015760), 한화(000880) 등은 배당정책이나 계획을 주주들에게 공지하고 있지 않은데 관련해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한국전력은 2018년, 2019년 적자로 배당을 못했고 향후 배당정책, 계획에 대해선 별도 공지하고 있지 않다고만 적시했다. 한화는 추후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면 알려주겠다고만 짧게 밝혔다.

SK와 SK하이닉스는 ‘기업 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에 대해 관련해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SK는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014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횡령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각각 2015년, 2016년 사면 복권, 가석방 조치됐다고 설명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에 대해 “SK는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상징적 위치로 인해 최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 및 그룹 전체 경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 수석부회장은 무보수 미등기임원으로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에 대해 “2015년에 사면 복권됐기에 미등기 임원으로서의 자격 요건에 결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10개사 중 15개 항목을 가장 적게 준수한 곳은 한화로 조사됐다. 한화는 전년에 이어 8개만 준수했다. 이사회 이장과 대표이사 분리 선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통보, 배당정책,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을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 가장 많이 준수한 곳은 포스코(005490)로 14개로 나타났다. 다만 주총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함에 따라 전년 15개에서 1개 줄었다.

1년 전에 비해 준수항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다. 이들은 각각 7개, 5개에서 12개, 10개로 증가했다.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주총 집중일 외 주총 개최 등 주총과 관련된 사항이 가장 많이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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