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랠리 vs 신규 강세장…월가 '바닥 논쟁' 격화

미 증시 6월 중순 상승 돌아선 이후 두달
주요 지수들 20% 안팎 급등에 '바닥 논쟁'
모건스탠리·씨티 등 '약세장 랠리' 기울어
침체 공포 여전한 와중에 연준 긴축 의지
"경기 연착륙 가능"…목소리 커진 강세론
  • 등록 2022-08-17 오후 2:06:11

    수정 2022-08-17 오후 9:30:3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약세장 랠리냐, 신규 강세장이냐.

미국 뉴욕 증시가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와중에 최근 두달간 20% 안팎 급등하면서 ‘바닥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증시가 반짝 상승한 것이라는 약세장 랠리에 아직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미국 주식에 대거 투자한 서학개미들과 직결되는 이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모건스탠리·씨티 등 추가 약세 점쳐

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월 16일 3666.77을 단기 저점으로 이날(4305.20)까지 최근 2개월간 17.41% 급등했다. S&P 지수는 6월 13일 당시 1월 초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공식 약세장에 진입했는데, 그 직후부터 상승세를 탄 것이다. 같은 기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1만646.10→1만3102.55)는 23.07% 더 큰 폭 올랐다.

두 지수는 올해 전체로 보면 여전히 각각 10% 이상, 17% 이상 빠진 상태다. 올해 상반기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예상 밖 초강력 긴축으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든 여파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부터는 뚜렷한 상승장을 보이고 있고, 이에 월가에서는 바닥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월가는 아직 약세장 랠리에 다소 기우는 분위기다. 정보제공업체 데이터트렉이 이번달 8~10일 투자자 6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올해 연말 S&P 지수가 4200~4400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24%로 가장 많았다. 올해 증시는 현재 수준에서 마무리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이 레벨을 기준으로 S&P 지수가 더 높이 뛸 것이라는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4400~4600 레벨의 경우 17%였고, 4600이 넘을 것이라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데이터트렉은 올해 S&P가 4766.18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강세론자들도 올해 증시 전반은 침체할 것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 대신 4000~4200(18%), 3800~4000(16%), 3600~3800(12%), 3600 미만(8%) 등의 전망은 절반이 넘었다. 투자자 54%는 지금보다 주가가 한참 빠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그 중 20%는 3700대까지 떨어진 6월 단기 저점까지 밑돌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침체 공포가 가시지 않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는 -31.3으로 전월(11.1) 대비 42.4포인트 급락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이며 월가를 올라게 했다. 엠파이어지수는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런 가운데 연준 고위인사들의 긴축 의지는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연말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할 것”(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이라는 언급까지 나왔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주식전략가는 “거시경제, 경제정책, 기업실적 등은 증시에 덜 우호적”이라며 “반등은 이미 과도한 측면이 있고 약세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이를 호재로 보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주식전략가는 “기업들의 매출액이 조금씩 늘더라도 이익 규모는 인플레이션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씨티그룹도 추가 약세장을 점치는 기관이다.

“연착륙 가능” 목소리 커진 강세론자

그러나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했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6월 중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에 나와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6월 바닥 이후 하반기 증시는 상당히 좋을 것”이라고 점쳤다. 또다른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주식 약세장은 끝났고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나온 미국 유통의 상징 월마트의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다. 월마트는 2분기 1528억 6000만달러(약 200조 1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월가 전망치(1508억 1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77달러로 전망치(1.62달러)를 넘었다. 세계 최대 주택용품업체 홈디포도 깜짝 실적을 올렸다. CNBC는 “소비 지출이 경기를 충분히 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나면 투자 심리는 추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개미들의 투심은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투자자심리지수 설문조사를 보면, 이번달 3~10일 추후 6개월 강세장을 점치는 투자자(Bullish)는 전체의 32.2%로 전주(30.6%)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3월 16~23일(32.8%)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약세장을 예상하는 투자자(Bearish·36.7%)보다 여전히 적음에도 흐름상 강세 심리가 힘을 받는 기류다.

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연준의 연착륙은 달성 가능해 보이는데, 이것이 랠리를 지속하게 했다”며 “지금은 바닥에 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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