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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홍콩 포함)에서 미국으로 출발한 컨테이너 수송량은 93만 2973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환산)로 전년 동월대비 13% 감소했다. 중국발(發) 미국행 컨테이너 수가 100만개를 밑돈 것은 작년 6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10월에는 87만 6786개로 더 줄어 전년 동월대비 21% 감소했다. 이 역시 2020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연말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9~10월에 가장 많은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져 온 고율 관세는 중국 측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미 기업들은 양국 간 경제패권 다툼이 심화함에 따라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본국 또는 다른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 역시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아세안 지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컨테이너 수는 지난 9월 40만 2882개를 기록, 전년 동월대비 23.1% 급증했다. 10월에도 22% 늘어난 41만 5251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겠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2개월 연속 20%를 웃돌았다는 것은 높은 성장률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수입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월 기준 26%로 확대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반사적으로 아세안 점유율이 올랐던 2020년 3월(30%) 이후 최고치다. 반면 같은 이유로 10월 중국의 점유율은 54%로 2020년 3월(39%) 이후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중국에서 주로 수입했던 가구와 침구류, 의류 등의 소비재가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로 옮겨갔다.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재택근무 일상화로 유행했던 리모델링 붐 관련 제품들이다.
일본 해사센터의 고토 연구원은 “미국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다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고율 관세 제품을 구매할 필요성이 낮아진 미 기업들은 향후 미중 갈등 우려를 감안해 대중 의존도를 (더) 낮추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