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코로나 현금복지에 태풍 대비할 돈 부족…서울시 4500억 빚 더 낸다

서울시, 4500억 지방채 추가발행…협의제 후 첫 사례
코로나 현금복지에 재난기금 소진…여름철 예산 부족
재정건전성 `주의` 근접…"주의 안 넘게 지방채 발행"
  • 등록 2020-07-02 오후 1:36:19

    수정 2020-07-02 오후 10:10:2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서울시가 외국인에게도 재난생활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현금성 복지사업에 예산을 대거 투입하면서 다가오는 태풍철 풍수해 재난 대비 예산까지 구멍이 나 4500억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더 발행한다. 예정된 지방채 발행액 3조원에 4500억원까지 모두 발행되면 서울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주의` 단계에 근접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현장접수가 시작된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민센터 재난긴급생활비 접수창구.(사진=연합뉴스)


2일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초 지방채 발행 한도액 3조원에 추가로 4500억원을 더 발행하기 위한 계획을 행안부와 협의했다. 이번 협의를 마치면서 서울시는 올해 3조45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난 4월 지방재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지자체 장이 지방채 발행 한도액을 초과해 발행할 때 행안부 장관의 승인 없이 자율적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된 후 첫 사례다.

앞서 서울시는 도시공원 일몰제 등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이례적으로 3조원에 달하는 지방채 발행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연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지난해 예정에 없던 재정지출사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지방채 추가 발행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외국인에게도 재난생활비를 지급하는 등 현금성 복지사업을 대거 시행하면서 여름철 풍수해 등 재난 상황에 사용해야 할 재난관리기금까지 끌어다 썼다.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재난관리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매년 적립하는 재원이다.

행안부는 지난 3월 풍수해 등 재난 상황에 활용하는 재난관리기금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현금성 복지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월 서울형 재난긴급생활비를 위해 재난관리기금 1271억원을 활용하기도 했고, 최근 발표한 외국인 재난긴급생활비 관련 예산도 이번 추경으로 500억원을 증액한 재난관리기금 구호계정에서 확보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시는 추가로 발행되는 4500억원 어치 지방채는 다가오는 태풍철 풍수해 재난 대비와 코로나19 추가 재정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재난관리기금을 조성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난관리기금이 코로나19로 많이 소진됐다”며 “하반기에도 풍수해와 코로나 상황에 추가적으로 재원을 사용해야할 필요가 있어 추가 발행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3조 4500억원의 지방채를 전부 발행할 경우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주의` 단계인 25%에 근접하게 된다. 만일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주의` 단계에 도달하면 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서울시민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추가로 지방채를 발행하려면 협의가 아닌 행안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아직 주의 단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번 지방채 추가 발행도 행안부 측에서 예산대비 채무비율을 25% 이내로 유지하면서 발행하라고 협의했다”고 전했다.

올해 전국 지자체에서 발행이 계획된 지방채는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모든 지자체가 계획된 수치만큼 모두 발행할지는 미지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의 재정 지출 사업이 증가하고 있어 지난해 발행액인 약 6조 5000억원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안부가 올해에 한해 기존 지방채 발행 한도 외에 차환채 발행분을 전액 별도 한도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올해 만기 도래하는 지방채도 갚지 않아도 돼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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