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밀양 성폭행' 피해자들의 편지

  • 등록 2024-06-13 오후 3:30:40

    수정 2024-06-13 오후 3:52:3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은 “잘못된 정보와 알 수 없는 사람이 잘못 공개돼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3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자매의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밀양 성폭력 사건 ‘2004년에서 2024년으로 -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삶에서,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성폭력상담소)
피해자들은 “20년 전 이후로 영화나 TV 방송에 나왔을 때, 늘 있었던 것처럼 잠깐 그러다 말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실 줄은 몰랐다”며 “댓글을 보니 저희를 잊지 않고 이렇게 많은 시민분들이 제일 같이 화내주고 분노하고 걱정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가해자라며 여러 남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유튜버 ‘나락 보관소’와 피해자의 음성과 상세한 피해 내용이 담긴 판결문을 동의 없이 공개한 유튜버 ‘판슥’ 등에 대해 언급했다.

피해자들은 “‘나락 보관소’ 영상은 피해 당사자가 알기 전 내려주길 원했던 것이다. 피해자 남동생이 보낸 메일로 인해 오해가 있었지만 피해자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판슥’에 관해선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이 피해자 동생이 쓴 글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튜버의 피해자 동의, 보호 없는 이름 노출,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은 삼가주셨으면 좋겠다”며 “무분별한 추측으로 피해자를 상처받게 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피해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지난 9일 보배드림에 “발언하더라도 직접 하겠다”며 “판슥은 모든 영상에서 이 일을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피해자들은 “가끔 죽고 싶을 때도 있고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미친 사람처럼 울 때도 있고 멍하니 누워만 있을 때도 자주 있지만 이겨내 보도록 노력하겠다”며 “얼굴도 안 봤지만 힘내라는 댓글과 응원에 조금은 힘이 나는 것 같다. 혼자가 아니란 걸 느꼈다. 너무 감사하다. 잊지 않고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잠깐 타올랐다가 금방 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깐 반짝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경찰, 검찰에게 2차 가해 겪는 또 다른 피해자가 두 번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월 밀양 지역 고등학생들이 울산에 있는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집단 성폭행했으나, 사건에 가담한 44명 중 형사 처벌을 받은 가해자는 0명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지금까지도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날 “고민 끝에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20년이 흐른 현재 피해자는 주거환경도, 사회적 네트워크도, 심리적·육체적 건강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거기에 전혀 예기치 못했던 온라인에서의 가해자 신상 공개가 시작되면서 피해자는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연대할 방법을 문의해주신 많은 분이 계셨다. 동의 없이 과거의 사건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피해자를 걱정하는 마음과 그동안 힘들고 어려웠을 피해자를 염려하는 마음을 후원 방법 문의로 표현해주신 분들이 계셨다”며 “공개적인 모금에 대해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도 피해자의 곁에서 크고 작은 지원을 함께 해주신 분들이 이미 계신다. 피해자와 상의한 끝에 이 연대의 마음을 공개적이고 투명한 모금, 피해자 생계비 집행으로 이어가 보자고 결정하고 모금함을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담소는 “이번 모금에 모인 금액은 전액 피해자의 생계비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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