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정부용역 따낸 셀트리온…3대 투자포인트는?

코로나치료제 개발되면 새 수익원…시간은 걸릴 듯
셀트리온 3사 합병…헬스케어·제약 주주 수혜
서정진 회장 퇴임 후 변화 주목
  • 등록 2020-03-26 오전 11:22:37

    수정 2020-03-26 오전 11:22:37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다시 증권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일감을 따내고 본격 사업에 착수해서다.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개발 정부 용역 따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진척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26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조만간 셀트리온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 물질 발굴’을 위한 연구 용역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회사와는 협의가 끝났고 최종 계약 체결까지 행정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 용역을 최종적으로 수주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2~9일 진행한 정부 입찰에 참여해 우선 협상 대상에 선정됐다. 용역 과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완치된 사람의 피를 이용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말까지 2년간 개발 절차를 밟으며 정부로부터 4억8800만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회사 주식은 일찌감치 뛰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23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후보 물질 300종을 확보했다”며 오는 7월 임상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먼저 공개해서다.

셀트리온그룹 내 주식시장 상장사는 3개다. 바이오 의약품 연구·생산 기업인 셀트리온(068270)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국내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제약(068760)은 코스닥에 각각 상장돼 있다.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다.

이중 막내 격인 시가총액 2조원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지난 20일부터 엿새 사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달 25일 기준 종가는 6만300원으로 19일(3만50원)보다 101% 급등했다. 시가총액 23조원인 셀트리온(1주당 18만3000원)은 같은 기간 31%, 시총 10조원인 셀트리온헬스케어(1주당 6만7100원)는 17% 올랐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급락하기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셀트리온 3대 투자포인트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외에도 오너인 서 회장의 은퇴, 그룹 내 핵심 계열사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가능성 등 대형 이슈가 잠재해 있다. 회사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투자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코로나 치료제 개발 잘 될까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셀트리온은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선정한 유일한 업체”라며 “실제 치료제 개발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 치료제가 아직도 꾸준히 팔리는 것처럼 한 번 개발하면 지속적인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며 ‘정부 인증 업체’라는 홍보 효과를 얻고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새 아이템도 갖게 됐다는 얘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가기관 연구 용역으로 신약 개발을 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임상시험 절차 등을 진행할 때도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너무 큰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 치료제 개발 과정이 절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종 개발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개발에 실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서 회장 자신도 언론 인터뷰에서 “치료제 개발은 아무리 빨라도 1년 반 이상 걸린다”고 했다.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액을 받아 항체 분석을 시작한 것이 지난달이다. 적어도 내년 여름 이전엔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운 ‘장기전’인 셈이다.

치료제가 회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신 연구위원은 “셀트리온은 이미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는 회사”라며 “실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더라도 매출 기여도가 기대했던 것보다 작을 수 있다”고 했다.

②셀트리온 3사 정말 합병할까



투자자가 주목하는 또 다른 대형 이슈는 셀트리온 3형제의 합병 가능성이다.

이는 서 회장이 올해 1월 미국 현지 행사에서 “주주들이 원한다면 내년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부상했다. 셀트리온은 합병 여부를 따져보기 위한 내부 법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회장이 지분 95.5%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율 20%)과 셀트리온제약(55%)을 지배하는 구조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서 회장이 직접 지분 35.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3개 회사를 합쳐서 항체 의약품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를 연구·생산·판매하는 종합 제약회사를 만든다는 청사진이다.

3사 합병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코스피 시장 규모가 코스닥보다 훨씬 크고 펀드·기관 투자가 등 ‘큰손’ 수요도 탄탄한 만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제약에 투자한 주주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주주들의 동의다. 만약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한다면 서정진 회장으로선 본인 지분이 많은 헬스케어의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받아야 합병 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셀트리온 주주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신 연구위원은 “3사가 합병하려면 각사 주주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병 비율이 돼야 하는데 지금 구조상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합병은 단기간에 일어날 이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경준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주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는 만큼 죽은 이슈는 아니다”라며 “내년 초나 회사에서 적정 주가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에 합병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③전문 경영인 체제 득 될까

셀트리온은 다른 상장사보다 주주들의 애착과 충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신약 개발이 ‘사기’라거나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비판을 받으며 회사를 현재의 궤도에 올리기까지 서정진 회장의 기여가 적지 않다.

서 회장은 올해 65세를 맞아 퇴임하고 회사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진작부터 공언해 왔다. 오너 개인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회사에도 일부 변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서 회장은 퇴임 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 진료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회사의 외연을 확장할 신사업을 찾겠다는 것이다.

문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가 커지면 오너 개인이 사업을 모두 컨트롤하기 어려워지고 전문 경영인이나 핵심 임원 등이 회사를 이끄는 방식으로 시스템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도 “창업자의 퇴임이 시사하는 바는 있지만 사업 구조는 변하는 게 없다”며 “지금도 계열사가 각자 대표의 전문 경영인 체제인 만큼 크게 달라지는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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