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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 “백신사업에 지원대신 초치는 정부"

최근 정부,대규모 백신위탁생산 계약 진행중 발표
정부의 정보공개,기업이익 침해 명백한 '월권행위'
다급한 한국정부 속사정 간파 상대편에 휘둘리게 돼
국내 백신업체들,“지원 대신 닦달"하는 정부 하소연
  • 등록 2021-04-19 오후 2:20:31

    수정 2021-04-19 오후 2:20:31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주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은 기업이 전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외부 정보유출없이 긴밀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답답합니다.”

지난주 정부가 먼저 나서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이 임박했다고 공표한 것을 두고 한 제약사 관계자가 쏟아낸 불만이다. 사단은 15일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이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계약을 추진중”이라며 “8월부터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정부는 당초 구매계약한 코로나19 백신들에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국민에게 약속한 백신물량을 제때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사실상 올해 11월 안에 백신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호언장담은 공수표로 변해가는 형국이다. 이번 정부의 계약진행 건에 대한 사전공개는 위기에 몰린 국면을 무리하게 돌파하다가 둔 ‘패착’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무엇보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진행 건 누설은 계약을 진행하던 국내 업체로 하여금 협상의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고 우려한다. 백신생산을 맡기려는 상대편 백신 업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백신물량 확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다급한 처지라는 것을 확실하게 간파하게 됐다는 것이다. ‘꽃놀이’패를 쥐게 된 해외 백신업체는 위탁생산과 관련한 비용이나 물량 등의 협상에 있어 자사에 유리한 조건을 고집하며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여기에 협상을 진행중인 국내 업체로서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감당해야만 하는 정부의 입장까지도 협상 테이블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계약진행 정보를 누설한 것은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업계가 반발하는 배경이다.

이번 정부의 계약진행 정보누설 사태외에도 그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들을 다루는 정부의 행태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다.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주체는 결국 기업인데 개발일정이나 진행속도와 관련해서 지나치게 업체들을 압박, 독촉한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이런 정부의 태도를 무시할수 없는 제약사들 가운데 일부는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있어 임상시험 등을 진행하는 데 있어 무리수를 둘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 정부의 역할은 명백하다. 이미 백신 개발에 성공한 해외 제약사로부터 백신구매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동시에 백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에게 선제적으로 충분한 실탄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다. 이번처럼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진행하는 백신위탁생산 계약과 같은 민간영역에서 정부는 절대 전면에 등장해서는 안된다.

그럴 여유가 있으면 올해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책정한 쥐꼬리 예산 1528억원을 어떻게 파격적으로 늘릴지, 해법을 찾는게 백번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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