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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어쩌다 전쟁 위기에 처했나[글로벌Q]

우크라, 나토 가입 추진에 열강들 격전지로 떠올라
지정학적·상징적 의미 커 미-러 진영 긴장감 '팽팽'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사태 재현 우려
"다음달부터 잠재적 침공 시작될 수 있어" 관측도
긴장고조 속 열흘만에 만나는 미-러 극적 해법 찾을까
  • 등록 2022-01-20 오후 3:08:08

    수정 2022-01-20 오후 3:45:0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에 전운(戰雲)이 짙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역에 10만 병력과 무기를 배치한 데 이어 최근엔 우크라이나 북쪽의 우방국인 벨라루스에도 군 병력을 집결시켰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다음 달 중순 자국에서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을 시험하려 한다는 것이다. 침공이 현실화 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전례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다음 달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적 침공이 시작될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서방 진영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AFP)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수장은 오는 21일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양국 외교차관의 협의를 가진지 열흘여만이다. 지난주 관련 당사국과 협의체 간 연쇄 회담에도 이렇다 할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급을 높여 본격 협상에 임하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이 서방 세력의 동진(東進)으로 자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주권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선택을 지지한다며 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국제 질서를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근 군대 배치와 우크라이나 대사관 내 자국 인원 철수 등으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고, 미국은 수출·금융 등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준비하며 경고하고 있다. 양측이 ‘비장의 카드’를 내보인 상황인 만큼 이제 밀고 당기기를 통한 협상만이 남은 상황이다. 전쟁 발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타협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구글지도)


- 우크라이나는 어디인가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는 약 4300만명,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6배에 달한다. 러시아와 동쪽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서쪽으로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와 접해 있다. 북쪽으로는 벨라루스와 잇닿아 있으며, 남쪽으로는 흑해를 끼고 있다. 과거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에 속해 있었으나 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는 이유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발발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및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때문이다. 이는 전 정권부터 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까지 이어지고 있는 친서방 정책의 일환이다. 이에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군사훈련이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에 접경 지역과 크림 반도에 10만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긴장 완화를 위한 시도도 있었다. 지난 9일 러시아와 미국의 외교차관간 업무 만찬을 시작으로 △미·러 외교차관 회담(10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간 협의(11일) △나토-러시아 회의(12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13일) 등이 연달아 열렸으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지는 못했다.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무효화하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구속력 있는 안보 보장을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등은 나토의 개방정책을 포기할 수 없으며, 러시아가 먼저 긴장 완화에 나서야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라면서도 인근 국경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 (사진= AFP)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포기 못하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와 함께 유럽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하는 국가다. 국토에서 평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천연가스를 유럽 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중 다수가 우크라이나를 관통한다.

특히 옛 소련의 일원이자 서방과의 완충지대 격인 우크라이나가 넘어간다면 자신들의 안보와 이익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군사·안보동맹인 나토에 우크라이나가 편입될 경우 서방의 군사 시설 및 병력 배치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넘어갈 경우 나토와 국경을 맞대게 되는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러시아측 주장이다.

여기에 이번 갈등 국면에서는 다소 묻혀 있으나 ‘돈바스 지역’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친러 반군이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은 크림반도처럼 러시아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최대 석탄 산지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곳이기도 하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반군을 지원하며 병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정말 전쟁이 일어날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야말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로서는 명분도 있고 이미 군사력 배치도 상당히 진행됐다. 크림반도 합병 때와 같은 전례도 있으며, 돈바스 지역이라는 실리를 취할 기회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서방이 러시아 주권을 훼손하고 싶어한다는 우려를 하고, 이 두려움의 중심에는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것이다.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에 군 병력과 군사장비를 배치하며 추가 조치에 들어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벨라루스까지 합하면 우크라이나가 수비해야 할 전선이 총 1126㎞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지난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먼저 공격하는 자작극을 꾸미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크림반도 합병 당시와 비슷하다며, 다음 달 중에는 잠재적인 침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이번 주 들어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 및 가족 일부를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으며, 미국이 특수 부대를 파견해 우크라이나 군사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는 미 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방 진영과 러시아 모두 잃을 것이 많다는 점은 마지막까지 전쟁을 억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례 없는 수준의 제재를 예고한 미국은 러시아 은행의 달러 결제 금지와 반도체 수출 금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천연가스 사용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서유럽은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에 이어 미·러 갈등까지 심화할 경우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칠 역풍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사진= AFP)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사건은 뭔가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사건이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개입했다며 병합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크림자치공화국이 우크라이나에 귀속돼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헌법은 물론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크림반도는 본래 러시아 영토였다가 1954년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편입됐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가 독립하면서 우크라이나 소속으로 크림자치공화국이 성립됐다.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 넘어가게 된 계기는 2013년 11월 일어난 대규모 민중 시위 ‘유로마이단’이었다. 지리적인 위치나 역사상으로도 친(親)러시아 세력과 친서방(EU) 세력이 공존하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세력이 충돌한 것이다. 2008년 금융 위기로 촉발된 재정난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존하려 하자 친 서방 세력 주도로 시위가 시작됐다. 역대급 시위 끝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친 EU 성향의 과도 정부가 수립됐다. 혼란한 정국 속에서 친 러시아 세력이 우세한 크림자치공화국은 2014년 3월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로 귀속을 결정했다. 러시아와 크림자치공화국은 바로 그 다음 달에 합병조약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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